高大출신 법관 10여명에 보내… “응원해줘 고맙다는 표현일뿐”
최근 대법관 후보 물망에 올랐던 고려대 법학과 출신인 서울중앙지법의 한 고위 법관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결정한 대법관 후보 7명에 들지 못하자 같은 학교 출신 법관 10여 명에게 ‘성원에 부응하지 못해서 죄송하다. 내년에는 꼭 (대법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e메일을 보내 논란을 빚고 있다.
추천위는 18일 최종 대법관 후보로 임명 제청된 김용덕 법원행정처 차장(사법연수원 12기)과 박보영 변호사(16기) 등 모두 7명의 후보를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추천했으나 문제의 e메일을 보낸 법관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논란이 된 e메일에는 ‘교회 새벽기도에도 다니면서 기도를 많이 했는데 (대법관 후보에도) 추천이 되지 못해서 마음이 괴롭다. 오늘 아침에는 교회에도 가고 싶지 않았다. (대법관) 후보에도 들지 못해서 후배들에게 송구스럽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판사들은 해당 법관이 쓴 문제의 e메일 내용에 대해 “대통령의 대법관 인사권과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제청권과 관련해 여러 가지 오해를 낳을 수 있다”며 비판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해당 법관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e메일을 보낸 취지에 대해 “(같은 대학 출신) 지방법원 부장판사들을 비롯해 서초동 법원청사에 근무하는 부장판사 10여 명을 대상으로 마음으로 응원해줘서 고맙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e메일을 받은 분들이 (대법관 인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입장에 있는 분들도 아니고 그냥 순수한 마음을 표현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편지 내용은 ‘내가 인격적으로 부족하며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다. 더 열심히 하겠다. 내년에는 더 잘되지 않겠냐’는 것”이라며 “이런 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