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크戰 참전용사 출신…퇴역군인 단체 강력 항의뉴욕 등 시위대 다시 늘어
시위대 격렬 항의 26일 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시 프랭크오가와플라자를 점거한 시위대가 전날 밤 시위 도중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스콧 올슨 씨가 머리에 발사체를 맞고 중상을 입은 것에 격렬히 항의하고 있다. 시위대는 자신들의 캠핑 장소를 구획지었던 철제 펜스를 철거해버렸다. 오클랜드=AP 연합뉴스
경찰이 ‘섬광탄’을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시위대원들은 관련 동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퍼 나르며 동조 시위를 독려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점점 동력을 잃어가는 월가 시위대의 세력을 다시 결집시키는 촉매제가 될지 경찰은 긴장하고 있다.
27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25일 밤 오클랜드 시에서 1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벌어진 월가 동조 시위에서 시스템네트워크 관리자로 일하는 스콧 올슨 씨(24)가 머리에 발사체를 맞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다. 담당 의사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올슨 씨는 두 차례나 이라크전에 참전했으며 ‘반전 퇴역군인단체’ 등 2개 퇴역군인 시민단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들도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에 강력 항의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이날 사태는 시위 장기화에 따라 미국 경찰이 강경진압으로 돌아선 가운데 일어났다. 오클랜드 경찰은 프랭크오가와플라자를 점거한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는 과정에서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하며 시위대원들과 격렬한 충돌을 빚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 맨해튼 주코티 공원의 월가 시위대들은 26일 밤 1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2시간 동안 가두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웹사이트에 ‘우리는 모두 스콧 올슨이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이 빚어져 10여 명이 체포됐으며 오클랜드에도 26일 시위대가 3000여 명으로 불어났다. 오클랜드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은 사용했지만 섬광탄은 없었다. 발사체가 경찰이 쏜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밝혀 시위대원들을 자극했다.
시위대 “월동대책 준비”
이런 가운데 월가 시위대가 겨울을 날 수 있는 별도의 거처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CNBC가 시위대 지도부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낮에는 주코티 공원에서 시위를 하고 밤에는 추운 날씨를 피해 실내에서 잠을 자겠다는 의도로 시위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돼 뉴욕시 당국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