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장관 내정자는 행정고시 23회 출신으로 지경부에서 27년간 근무한 직업 관료 출신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뒤 미국 컨설팅회사인 AT커니의 한국지사 부회장을 거쳐 올해 6월 KOTRA 사장에 임명됐다. 어 경호처장은 현 정부 초대 경찰청장 출신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 사태의 책임을 지고 10개월 만에 물러났다가 올해 8월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에 기용됐다.
홍 내정자와 어 처장은 이 대통령 임기 초에 정무직에 발탁된 바 있는 데다 이후 다른 정부 산하기관의 자리를 맡은 지 각각 4개월, 2개월 만에 또다시 중용됐다. 이에 따라 “또 돌려 막기냐”라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 내정자는 1998∼2000년 주미대사관 상무관을 지내며 당시 워싱턴에 가 있던 야인 시절의 이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중기청장 시절 각종 행사와 정책을 통해 이 대통령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 지인은 “이 대통령과 워싱턴에서 인연을 맺었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일이다. 그가 중기청장에 임명됐을 때 스스로 ‘예상 밖’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홍 내정자를 기용함에 따라 이 대통령이 정무직에 발탁한 ‘워싱턴 인맥’은 최금락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김상협 대통령녹색성장기획관 등 당시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인사들을 포함해 4명으로 늘어났다. 여권 내에서는 “안면이 있는 사람을 쓰고 또 쓰는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반복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어 처장의 기용에 대해선 여야에서 전혀 다른 시각의 비판론이 나왔다. 어 처장은 2008년 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 때 경비 업무를 지휘했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당시 촛불시위가 방송 보도의 잘못된 팩트 때문에 확대됐지만 경찰의 초동 대응 잘못이 사태를 키운 측면이 강하다”는 ‘어청수 책임론’이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이날 “불통의 상징이 된 ‘명박산성’을 광화문 사거리에 쌓은 사람을 또 기용한 보은 인사”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6개월 남은 임기를 감안할 때 신임 경호처장은 업무를 새로 학습하는 과정이 없이 곧바로 일할 사람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어 처장은 경찰에서 주로 경비와 정보업무를 맡았다. 1980년부터 3년 반 동안 청와대 경호를 맡는 101경비단에서 일했고, 2004년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치안비서관을 지냈다.
◇홍석우 내정자 △충북 청주(58) △경기고 △서울대 무역학과 △부산·울산 중소기업청장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정책본부장 △중소기업청장
◇어청수 경호처장 △경남 진주(56) △진주고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경찰대학장 △경남, 부산, 경기, 서울지방경찰청장 △경찰청장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