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매출도 15년만에 1위… 3분기 4조2500억 영업이익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효과’는 통신부문뿐 아니라 반도체 등 다른 부문에도 영향을 미쳐 3분기에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실적으로 이어졌다. 글로벌 정보기술(IT) 패러다임이 TV PC에서 스마트 기기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 발 빠르게 ‘잘되는 시장’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매출 41조2700억 원에 4조2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28일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10.3%다.
특히 통신 부문은 스마트폰과 이를 포함한 전체 휴대전화가 모두 사상 최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통신 부문 매출은 14조9000억 원에 영업이익은 2조5200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6.9%였다. 통신 부문의 영업이익이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1조5900억 원)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 같은 실적 덕분에 삼성전자는 3분기에 ‘숙적’ 애플과 노키아를 모두 이기는 쾌거를 이뤘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이날 삼성전자가 15년 만에 휴대전화 매출 130억 달러, 시장점유율 23%를 달성해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2분기에는 애플이 휴대전화 매출 1위였다.
강경수 SA 연구원은 “노키아가 3분기에도 물량으로는 휴대전화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매출은 삼성전자가 노키아보다 약 80%, 애플보다 20% 많다”며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휴대전화를 골고루 팔며 안정적인 라인업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에 스마트폰 2780만 대를 출하한 데 비해 애플은 1710만 대에 그쳤다. 두 회사의 물량 차이는 무려 1070만 대로 벌어졌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0% 늘었다.
반도체 부문도 스마트폰 효과로 의미 있는 영업이익을 냈다. 하이닉스와 엘피다, 마이크론 등 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줄줄이 영업적자를 내는 가운데 1조5900억 원의 이익을 낸 것이다. PC에 들어가는 D램은 줄어들었지만 스마트폰 등 모바일과 서버 분야로 시장을 확대한 게 주효했다. 또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1, 2위 업체에 모두 공급하는 점도 한몫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이르면 내년 초 새로운 AP 고객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휘어지고 접을 수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이르면 내년 상반기(1∼6월)에 상용화하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이 내년에 나온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에서 본격적인 하드웨어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갤럭시노트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 구성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