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거래 많은 회사는 별 타격 없어… 내부거래 줄여온 업체가 되레 직격탄”“외국계기업만 혜택 볼 수도 공공기관부터 제값 지불을”… 중소 SW업체들도 쓴소리
○ 내부거래 비중 높은 회사는 타격 미미
정부가 27일 발표한 공생발전형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 전략에 따라 내년부터 연매출 8000억 원 이상인 대기업 SI 업체는 80억 원 이하, 매출 8000억 원 미만의 SI 업체는 40억 원 이하의 공공사업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지난해 공공사업 가운데 80억 원을 넘는 프로젝트는 24.8%였다.
계열사 내부 거래 비중이 90%를 넘는 현대자동차 계열의 현대오토에버(90.89%), 60∼80% 사이인 삼성SDS, SK C&C, 포스텍, 한화S&C, 롯데정보통신 등은 계열사 물량이 많기 때문에 공공사업에서 빠져도 타격이 덜한 편이다. 반면 LG CNS(45.5%)처럼 해외시장 진출 등을 통해 계열사 물량 비중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온 업체는 큰 피해를 본다.
28일 주식시장에선 대기업 계열 SI 업체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SK C&C는 전날보다 4000원(2.57%) 내린 15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포스코 ICT는 전날보다 2.6% 하락했고, 신세계I&C, 롯데정보통신이 인수한 현대정보기술도 1% 넘게 떨어졌다.
○ “돈 내고 소프트웨어 쓰는 게 우선”
이번 조치가 오라클이나 시스코 같은 글로벌기업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작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이 아니라 외국 기업만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계 SI 업체들의 진출도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정보통신 분야 교수는 “향후 공공사업의 SI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경쟁구도가 아니라 글로벌기업과 한국 중소기업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프트웨어 업계는 최초 공급도 중요하지만 유지보수를 통한 안정적인 매출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많은 공공기관은 오라클 등 외산 소프트웨어에 대해선 공급가격의 20%가 넘는 유지보수 비용을 지불하지만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해서는 2∼3년 동안 공짜 유지보수를 요구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계는 공공기관부터 제값 주고 소프트웨어를 사는 게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