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생 “3개월간 2600만주 매입”… 상장협 “주가 안정에 도움 기대”
유럽발 금융위기로 증시가 불안정해지자 상장사들이 주가 안정을 위해 자사주를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생명보험업계 2위 회사인 대한생명은 1일부터 3개월간 발행 주식의 3%에 이르는 2600만 주의 자사주를 장내 매수 방식으로 사들일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매입 금액은 지난달 28일 종가 6120원 기준으로 약 1591억 원이다.
대한생명은 “현재 주가가 실제 회사 가치와 미래 성장 잠재력에 비해 현저히 저평가됐다고 판단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상장 당시 8200원으로 시작한 대한생명 주가는 줄곧 공모가를 밑돌며 9월에는 5400원까지 추락했다가 최근 들어 6000원 선을 회복했다.
현대증권은 이 기간에 자사주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액면가 5000원 기준으로 850만 주를 매입했다. 이어 기아자동차(261만4000주), KT&G(200만 주), KTB투자증권(152만 주), 두산(136만 주)의 순으로 많았다.
자사주 평가액은 삼성전자(15조4690억 원)가 가장 많았다. 현대중공업(5조3510억 원), 포스코(4조1650억 원), 현대자동차(2조5250억 원), SK텔레콤(1조4320억 원)도 평가액이 컸다. 자사주 평가이익이 가장 큰 곳은 삼성전자로 7조2490억 원에 달했고 이어 현대중공업(3조5750억 원), 포스코(2조1920억 원), 현대자동차(1조3290억 원), 금호석유화학(1조670억 원) 순이었다.
상장협 관계자는 “주식시장 변동 등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도 회사들이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에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통상 자사주 매입은 주주 가치를 높이고 경영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주가에 호재가 된다. 하지만 최근처럼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불안한 장세가 이어질 때는 자사주 취득이 반드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회사의 성장성을 감안해 투자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실제로 주가가 급락한 8월에 많은 기업이 자사주 취득에 나섰지만 주가 방어에는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