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나라(오른쪽)가 자신이 주연을 맡은 영화 ‘플라잉 위드 유’ 제작발표회에서 유창한 중국어로 현지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나라짱닷컴
■ 서른살 장나라 중국서 첫 영화 도전
나이는 숫자일뿐…어린 역할 계속 하고 싶어
상대역 린즈링 첫 만남에 ‘책받침 스타’ 감격
장나라(30)는 중국에서 더 이상 낯선 외국 스타가 아니다.
장나라가 10월30일 오전 10시 30분 중국 북경 풀만 호텔에서 열린 중국 영화 ‘플라잉 위드 유(Flying with you·감독 장리, 중국 팔일 영화제작소 제작)’ 제작 발표회에 남자 주인공 임지령과 함께 참석했다.
중국 활동을 시작한 후 첫 영화 주연이다. 장나라는 이 날 제작발표회에서 60여 명의 중국 내외신 기자와 100여 명의 중국 팬들이 참석한 가운데 모든 인터뷰를 중국어로 대답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플라잉 위드 유’는 부동산 갑부 딸 허치엔치엔(장나라)가 정혼자와의 결혼을 이틀 앞두고 전직 특수 부대 출신의 남자 쉬이판(임지령)을 만나 겪는 일을 그린 작품.
한중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중국 대표 영화 관련 행정기구인 중국 팔일 영화제작소가 제작을 맡았다. 장나라는 중국어로 모든 대사를 소화했다. 내년 여름 중국 전역의 1000여개 스크린에서 개봉한다.
● “20대 역 30대가 못한다는 건 편견, 영화는 다큐가 아냐”
영화에서 스물 세 살의 말괄량이 재벌 2세를 맡은 장나라는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드라마나 영화는 다큐가 아니다. 배우는 그 역할을 연기할 뿐이다. 20대 역할은 30대가 할 수 없다는 편견은 옳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도 가능하다면 어린 역할은 계속 연기하고 싶다.”
‘플라잉 위드 유’의 감독 장리는 시나리오 집필 단계에서부터 장나라를 염두해 작품을 준비했다고 한다. 장나라는 감독의 이런 기대에 대해 “작품에 대한 책임감은 배우를 흥분시키게 하는 효과가 있다. 쓰러질 것 같은 순간에 다시 일어나게 만드는 묘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화답했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양국의 촬영 환경에 대해서도 비교적 객관적인 답변을 내놨다.
● “중화권에서 성공하고 싶으면 마음부터 열어라”
물론 한국과 다른 점도 많다. 중국은 대본이 모두 완성된 후에 촬영을 시작하고, 극의 흐름이 우선이 아닌 촬영 장소가 우선이기 때문에 감정의 흐름을 잡기가 어렵다는 것.
그는 “대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인지하지 않으면 들쑥날쑥한 장면의 연기가 힘들다”고 털어놨다. 열악한 환경이기는 하나 ‘쪽대본’으로 이뤄지는 한국의 경우 오히려 감정의 연결에 있어서는 편하다며 웃었다.
중화권 진출을 준비하는 후배들에 대해서는 편견을 버리라고 조언했다. 장나라는 “내가 사랑받기를 원하면 먼저 마음을 열어야 한다. 촬영장이나 어디에서든 편견을 갖고 담을 쌓기 시작하면 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12년은 한국과 중국의 수교 20주년을 맞는 해로 장나라에게도 의미가 깊다. 장나라는 “중국과 한국 가수들이 함께 하는 공연에 서고 싶다”며 “가끔 양국의 화합을 위한 공연이 한 나라에 지나치게 치우쳐 역효과를 내는 경우가 있다. 진심으로 양국의 우정을 느낄 수 있는 무대를 꾸미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베이징(중국)|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