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화 이후 첫 교원평가 무력화 시도전교조 “의무 아니다” 당국 “감독 강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교원평가에서 동료평가를 거부하라는 지침을 조합원들에게 보내는 등 교원평가 거부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전교조 지부들이 최근 학교 분회에 보낸 ‘교원평가 긴급 대응지침 알림’이라는 공문에 따르면 전교조는 ‘동료평가 불참’과 ‘학부모 및 학생의 만족도 조사 파행 저지’라는 두 가지 방법으로 교원평가를 막을 방침이다. 이 내용은 8월 열린 대의원대회에서 정했는데, 평가 시기에 맞춰 학교 현장에 전한 것.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원평가를 실시할 수 있다는 내용을 올 초 대통령령에 넣었다. 법제화 이후 첫 교원평가인데, 교원들은 11월 말까지 학교전산망에 내용을 입력해야 한다.
전교조는 “교과부나 교육청 지침은 평가 대상이든 평가 참여든 교사가 누락돼서는 안 된다는 의미일 뿐 본인의 의사에 반해서 강제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즉 평가 참여자이기는 하지만 반드시 할 필요는 없다는 해석이다.
또 이들은 학교에서 학부모 및 학생의 만족도 조사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여러 방법을 수집해 교육청과 학교에 항의하는 근거로 활용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수업 시간에 학생 만족도 조사를 하면 교원평가 때문에 수업에 피해가 생긴 사례가 된다는 것. 이 밖에 학급별로 학부모 만족도 조사 참여율을 비교하며 교사를 압박하는 일, 방과 후 수업이나 특별활동 시간에 학생 만족도를 조사하는 일도 파행 사례로 규정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집단 거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 감독을 하겠다”면서도 “동료평가를 집단적으로 거부해도 징계를 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교원평가 법안이 국회 계류 중이라 교과부가 대응하는 데 약점이 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교원평가법이 통과되느냐가 정책 추진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