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로 글로벌 주식시장에 공포가 엄습했던 최근 4개월간 10대 그룹 가운데 삼성그룹의 시가총액만 유일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보다 1조4600억원 많은 것으로 파악돼 이 회장이 다시 1위를 탈환했다.
1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 재벌닷컴 등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등 국내 10대 대기업그룹의 시가총액은 601조745억원으로 6월 말 655조4165억원보다 54조3420억원(7.3%) 줄었다.
삼성그룹은 238조831억원으로 6월 말 232조366억원보다 6조465억원(2.6%) 늘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121조6693억원에서 142조5858억원으로 20조9165억원(17.2%) 증가한 데 힘입었다. 삼성그룹이 10대 그룹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5.4%에서 39.6%로 커졌다.
재벌총수의 보유주식 평가액 순위도 바뀌었다. 삼성그룹 이 회장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10월 말 현재 8조5913억원으로 4개월 전 8조2502억원보다 4.1%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차그룹 정 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8조3736억원에서 7조1289억원으로 14.9% 줄어 4개월 만에 1위 자리를 이 회장에게 넘겨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6.4% 늘어난 3조808억원으로 집계돼 현대중공업그룹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2조3346억원)를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9.3% 줄어든 1조9127억원,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17.0% 감소한 1조2671억원,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21.9% 줄어든 8872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