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엉뚱한 매력으로 주목받아온 황보라. 드라마 ‘위험한 여자’와 ‘사랑비’에 동시 출연해 활발한 연기활동에 나선다. 국경원 기자|onecut@donga.com 트위터@k1isonecut
■ 아침극 ‘위험한 여자’ 악녀 황보라
“왕뚜껑 소녀 이미지? 세 단계 중 두 번째 단계예요.”
예상치 못했던 뜬금없는 대답. 역시 4차원이다. 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엉뚱함이다. 황보라(28)는 2003년 SBS 10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이듬해 한 라면 광고에 출연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녀의 이름 앞에는 늘 ‘왕뚜껑 소녀’란 그때 광고의 이미지가 따라다닌다.
황보라는 MBC 아침드라마 ‘위험한 여자’에서 데뷔 이래 가장 악한 캐릭터에 도전 중이다. 그가 맡은 강소라는 어려서부터 가지고 싶은 것은 어떻게 해서든 빼앗아야 하는 성격이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이복자매인 고은미를 괴롭히는 것으로 복수하고 있다.
“인간에게는 어느 정도의 악함이 내재돼 있잖아요. 배우도 늘 다른 배우들과 경쟁해야 하고 초초함과 불안함 속에 지내야 하는데 제 안의 그런 감정들을 캐릭터에 녹이고 있어요.”
그 동안 엉뚱발랄한 이미지에 친숙해 악녀로의 변신이 본인에게도 처음에는 낯설었다.
“어떤 캐릭터든 내 안에서 출발하자는 주의예요. 딱 부러지는 악녀의 모습보다는 제 평소의 어눌한 모습을 더했죠. 주변에서도 오히려 덜 부담스럽고 자연스럽다고 평가해 주셔서 다행이에요.”
“지금 내 위치를 잘 알고 그 위치에 맞게 연기하는 것이 현명한 것 같아요. 인기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부러운 적도 많았죠. 그런데 현실은 녹록하지 않더라고요. 지금이 내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요. 두 작품을 끝내면 ‘왕뚜껑 소녀’ 황보라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요?”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