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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라루사 “지금이 내가 떠나야 할 시간…”

입력 | 2011-11-02 07:00:00


■ ‘ML 현역 최다승’ 토니 라루사 감독  ‘아름다운 은퇴선언’

33년간 통산 2728승…카디널스서만 9차례 PS 이끌어
생애 세번째 월드시리즈 우승 축하연 후 깜짝 은퇴 발표

메이저리그 현역 최다승 사령탑인 토니 라루사(67) 세인트루이스 감독이 은퇴를 선언했다. 올해 월드시리즈에서 팀을 통산 11번째 우승으로 이끈 직후라 더 놀랍다.

라루사 감독은 월드시리즈 우승 사흘 만인 1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의 홈구장 부시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이 바로 끝낼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33년 감독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월드시리즈 우승과 함께 은퇴를 발표한 감독은 라루사가 유일하다.

34세였던 1979년에 처음으로 시카고 화이트삭스 지휘봉을 잡은 라루사는 오클랜드 소속이던 1989년과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고 있던 2006년에 이어 올해 생애 세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린 명장.

33년간 통산 2728승(2365패)을 올려 코니 맥(3731승), 존 맥그로(2763승)에 이어 감독 최다승 3위에 올라 있다. 또 조 매카시·케이시 스텡겔(7회), 코니 맥(5회), 조 토리·존 맥그로(4회)에 이어 월드시리즈 우승 횟수 7위다. 라루사는 1995년 10월 세인트루이스 감독으로 취임한 뒤 1996년부터 올해까지 16년 동안 세인트루이스를 아홉 차례 포스트시즌에 올려놓는 저력을 발휘했다. 통산 승수의 절반이 넘는 1408승을 세인트루이스에서 올렸다.

세인트루이스는 8월 말까지 애틀랜타와의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10경기차로 뒤져 포스트시즌 진출조차 불가능해 보였다. 공교롭게도 라루사는 이 시기에 존 모제리악 단장에게 시즌 후 은퇴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팀은 이후 극적인 반전에 성공하면서 와일드카드를 손에 넣었고,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는 다섯 차례나 뒤졌던 경기를 연장 끝내기 승리로 마무리하는 드라마를 연출하며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라루사는 “이제는 떠날 때가 됐다는 생각에 은퇴를 논의했을 뿐 팀성적과 은퇴 결정 시기는 우연의 일치였다”면서 “개인적으로 아쉬움을 느끼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올바른 결정이라는 생각 때문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에이스 크리스 카펜터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승 축하 행사를 마친 뒤 라루사 감독이 구단주와 단장, 선수들을 소집해 은퇴하겠다고 말했다. 모든 이들이 놀라고 충격을 받았으며 나가는 길에 라루사와 진한 포옹을 나눴다”고 아쉬워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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