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개보 26일까지 모두 공개
4대강 16개 보 공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탐방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경기 여주시 이포보를 찾은 탐방객들이 다리 아래를 보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하지만 일부 보는 공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반에 공개돼 사고 위험이 있다. 편의시설 부족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았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 역시 주민의 기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
○ “상전벽해가 따로 없네…”
지난달 31일 오전 경기 여주군 대신면 천서리 이포보 현장. 대구와 경북 영천, 전북 군산에서 온 관광버스에서 노인들이 속속 내렸다. 이들은 백로와 알을 형상화한 거대한 보 구조물에서 좀처럼 눈을 떼지 못했다. 소수력발전소 옆 전시관에는 수도권에서 온 관람객 30여 명이 한강과 보를 둘러보고 있었다. 월요일이었지만 관람객 행렬은 오후까지 이어졌다. 지인들과 함께 온 최태의 씨(75·경기 성남시 분당구)는 “현장에 처음 왔는데 정말 대단하다”며 “자연 그대로 즐기는 것도 좋지만 홍수도 줄이고 볼거리도 있으니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포보 개방으로 천서리 먹거리촌에는 평소보다 30%가량 손님이 늘었다.
전날 오후 대구 달성군 강정고령보. 4대강 사업 구간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은 보 규모와 가야금을 형상화한 다리 모양에 감탄했다. 박석진 씨(42·대구 달서구 이곡동)는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놀랐다. 생태공원과 주변을 잘 가꾸면 관광명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도심과 가까운 이곳엔 29일과 30일 주말에만 대략 10만 명이 다녀갔다. 최근 매운탕, 장어구이, 잉어찜 전문 식당 4, 5곳도 문을 열었다. 조영대 강정고령보 건설관리팀장은 “지난 주말 내내 주차장이 가득 차서 한때 주변 도로에 정체 현상까지 빚어졌다”며 “당초 계획보다 많은 사람이 몰려서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 끝없는 자전거 행렬과 캠핑족
지난달 31일 광주 남구 승촌동 승촌보에서는 자전거 행렬이 자주 눈에 띄었다. 광주천이나 풍양정천의 자전거도로가 이곳까지 연결돼 있기 때문. 자전거를 타면 광주 중심지에서 1시간이면 도착한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전남 담양군에서 광주 승촌보∼죽산보∼영산강 하구언까지 122km 구간은 멋진 자전거코스”라며 “연결공사 등이 마무리되면 자전거 동호인들로 북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4대강 자전거길의 하나로 팔당역에서 양근대교(양평)까지 중앙선 폐철교를 이용해 만들어 지난달 8일 개통한 남한강 자전거길에도 동호인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내친김에 이포보까지 둘러보며 환상적인 코스를 만끽했다. 김진호 씨(47·서울 강동구)는 “남한강 자전거도로를 타러 나섰다가 이보포까지 구경하러 왔는데 정말 시원하고 가슴이 탁 트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충남 공주시 공주보에는 지난 주말에 전국에서 팸 투어 형식으로 50명 안팎의 5, 6개 관광팀이 찾았다. SK건설 이병한 공무팀장은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많은 이가 찾는다. 여행사나 산악회 등에서도 관광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족과 함께 하룻밤 머물며 강변의 정취를 만끽하려는 캠핑족도 4대강을 찾고 있다. 추정호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이포보 공사관리관은 “이포보에는 텐트 60여 개를 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있다”며 “지난 주말에는 일곱 가족이 다녀갔다”고 전했다.
○ 2% 부족한 점도
일부 4대강 보는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많은 인파가 찾으면서 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관람객들이 걸어 다니며 한강을 조망하는 이포보 위 공도교에는 아직도 크레인이 설치돼 공사를 하고 있다. 다른 보들도 공사 중이라 주의가 필요하다.
관람객 수에 비해 화장실과 음료수 등을 판매하는 간이매점 등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4대강을 연결하는 자전거도로도 중간중간 끊겨 우회도로를 이용해야하지만 안내표지가 제대로 없어 길을 잃는 사람이 적지 않다. 당초 예상보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영향이 미미하다. 여주군 4대강 전담팀 관계자는 “일부 음식점은 특수를 누리고 있으나 아직 군 전체적으로는 미미한 수준이다”라며 “군 차원에서 여러 가지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가 대부분 도심과 떨어져 있다보니 승용차 외에 다른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아 연계 교통수단을 개발해야 하는 점 등도 남은 과제다.
여주=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