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한국 선거에 ‘SNS 선거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동아일보가 SNS의 대표적 매체인 트위터를 대상으로 이번 서울시장 선거 기간에 나타난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 박 후보가 SNS 여론을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지지하는 트위터리안은 하루 평균 1209명으로 박 후보를 지지하는 트위터리안 2377명의 절반에 그쳤다. 반면 나 후보에 대해 안티 성향인 트위터리안은 하루 평균 818명으로 박 후보 안티 성향 트위터리안 411명의 2배였다.
SNS 여론을 들여다보면 내년 총선과 대선 결과를 어느 정도 예측해 볼 수 있는 단서가 제공된다. 단 몇 분 만에 특정한 사건이 리트윗으로 대다수 트위터리안에게 전달되는 세상이다. 트위터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이 득표율의 8∼12%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 정국에서 SNS 이용자가 얼마로 늘어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SNS의 위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이 SNS의 위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둘째, 한나라당은 2040세대가 왜 SNS를 하는지, SNS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그동안 한나라당은 SNS를 통한 소통이나 SNS의 수용은 고사하고 SNS를 막을 방법만 고민한 것 같다. 이제부터라도 젊은층의 목소리와 요구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이 앞장서서 듣고 대화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공감과 소통을 중시하는 ‘디지털 노마드’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
셋째, 한나라당이 진짜 변하는 것이 최상의 SNS 전략이다. 한나라당은 SNS에 어떻게 대응하고 활용할 것인가 질문하기 전에 당을 어떻게 쇄신하고 혁신할지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 당을 똑바로 개혁하지 않고 SNS에만 신경 쓰면 그 자체가 SNS를 우롱하는 것임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