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의 실수로 유죄를 선고받은 피고인에게 무죄 판결문이 발급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2일 수원지법에 따르면 황모(34) 판사는 지난 7월 명예훼손 혐의로 약식기소돼 정식 재판에 넘겨진 주부 최모(54) 씨에게 벌금 70만원의 유죄를 선고했다.
선고 당일 법정에 나오지 않았던 최 씨는 이튿날 법원직원으로부터 유죄 선고 사실을 확인하고 항소절차를 안내받아 항소장을 냈다.
그러나 1주일 후 법원에서 받은 판결문은 자신이 무죄라고 쓰여진 판결문이었다.
판결문을 받은 최 씨는 자신을 무고(誣告)했다며 신모 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그러자 신 씨는 자신은 무죄이고 최 씨가 유죄라는 법원의 '유죄 판결문'을 첨부해 보냈다.
한 사건에 두가지 정반대 판결이 나온 이유는 황 판사가 법정에서는 유죄를 선고하고 정작 법원 전산망에는 무죄를 선고한 미완성 판결문을 저장했기 때문이다.
수원지법 이현복 공보판사는 "담당 판사가 법정에서 유죄를 선고했으나 전산망에는 유무죄 판단을 고심하는 과정에서 작성한 미완성의 무죄 판결문을 저장했기 때문"이라며 "선고 다음날 피고인에게 유죄판결 사실을 알렸고 항소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고 말했다.
수원지법은 황 판사의 잘못을 인정, 법원장 이름으로 구두 경고했다.
그러나 최 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상적으로 발급받은 판결문에 무죄라고 쓰여 있고 무죄인 줄 알고 원고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며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며 같은 법원에 항소장을 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