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중대형 세단 그랜저 HG의 리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연구소는 2일 그랜저 HG의 배기가스 실내유입과 관련한 조사 결과 개선 차량과 이전차량 모두에서 일산화탄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날 동아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그랜저 HG 배기가스의 소비자 결함신고를 조사한 결과 실내로 배기가스가 유입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다방면의 추가조사를 거쳐 리콜 유무와 범위 등에 대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선부품을 장착한 차량에서도 여전히 배기가스가 실내로 유입된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동호회 게시판에는 “부품을 교체했지만 이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으며 장시간 운전하면 매스꺼움과 어지러움이 여전하다”, “그랜저 배기가스와 관련해 구체적인 해결책이 없는 것인가”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9월말 HG300 모델을 구입한 회사원 이모 씨는 “최근 부품을 교환했으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현대차에 재확인 요청을 해둔 상황”이라며 “임신 중인 아내가 뒷좌석에 타고 난 후 수시로 두통을 호소해 태아에 문제가 없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차량을 사용하지 않고 세워 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랜저 HG 배기가스 실내유입은 시속 120km 이상 고속주행과 고 RPM을 사용해 주행할 경우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출시된 그랜저 HG는 지난달까지 9만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링 모델로 이번에 리콜 판정이 난다면 사상 초유의 리콜사태가 예상된다. 업계관계자는 “현대차의 빠른 대응이 요구된다”며 “만약 그랜저 소비자가 운행 중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고라도 난다면 이전의 토요타 리콜사태와 같은 큰일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고 경고했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