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비관할 때가 투자적기… 눈 크게 뜨세요”
전용배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대표는 해외 투자자의 대부분인 장기투자자들은 한국 경제를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전 대표는 “시장이 사람보다 현명하다”며 “시장의 복원력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의 긍정론은 경험이 뒷받침한다. 전 대표는 1989년부터 해외주식영업만 20여 년간 맡아오다 국내 1호 외국계 자산운용사인 프랭클린템플턴에서 2010년 첫 한국인 대표가 됐다.
그는 자신의 해외 네트워크를 장기 투자자와 헤지펀드 운용자로 구분한다. 전 대표는 이들 해외 투자자에게서 수시로 전화 문의를 받고 있다. 질문은 두 가지다.
전 대표는 “단기 성과에 목을 매는 헤지펀드 운용자들은 수급에만 관심이 있다”며 “한국 증시에서 이들의 비중은 3∼5%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해외자금 이탈은 헤지펀드 자금의 일시적 유출일 뿐, 주류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이라는 얘기다. 그는 “헤지펀드는 주가가 내릴 조짐을 보이면 일단 내다팔고, 오르는 추세일 땐 바로 매입에 나선다”며 “이들의 단기 움직임에 과민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 사태에 대해서도 “치러야 할 과정”이라고 밝혔다. 돌출 악재가 나타나더라도 유럽 재정위기는 불확실성의 해소 국면에 들어섰다는 설명이다. 전 대표는 미국 경기에 대해서도 걱정보다는 기대가 컸다. 그는 “미국의 9%대 실업률 자체보다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게 의미가 있다”며 “나빠질 여지보다 추가 고용의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전 대표는 달러 약세에 대해서도 미국의 수출경쟁력을 높여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요즘 “투자의 적기다” “눈을 뜨고 있어라” 등의 얘기들을 자주 한다. 지나친 낙관이 아니냐는 질문에 전 대표는 “그동안의 경험, 각종 자료, 펀더멘털을 종합해보면 우려보다는 기대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한술 더 떠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잘 활용한 투자자는 부자가 됐다”며 “다들 좋지 않게 보고 있을 때가 투자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 대표는 프랭클린템플턴의 기업 문화에 대해 ‘가족과 보수’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설명했다.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일하며 보수적으로 투자한다는 얘기다. 그는 “자산 배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상품 특성 못지않게 투자지역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 대표는 요즘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유럽과 미국을 투자처로 주목하고 있다. 선진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다는 생각이다. 그는 “베트남에 투자할 바엔 한국이 낫다”고도 했다. 이머징 마켓도 지켜봐야 하지만 주요 투자 대상은 시스템을 갖춘 곳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