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문화가정 통계 첫 분석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한국 다문화가정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3일 통계청은 다문화가정의 결혼과 이혼, 출생을 보여주는 ‘다문화인구동태’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과 외국인 간 다문화 결혼은 3만5098건으로 2009년보다 3.7%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결혼건수가 32만6104건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0쌍 중 1쌍이 다문화가정인 셈이다.
다문화가정의 평균 결혼 연령(초혼 기준)은 남성은 36.5세, 여성은 26.2세로 나이 차가 10년이 넘었다. 특히 다문화가정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부인 간 결혼에서는 남편이 10세 이상 많은 경우가 62.6%였다. 한국인 가정에서 남편이 10세 이상 많은 경우는 3.2%에 그쳤다. 다문화 결혼에서 한국인 남성의 재혼 비율은 35.0%로 한국인 부부의 재혼 비율(15.7%)보다 높았다.
다문화가정의 이혼건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다문화 이혼은 지난해 1만4319건으로 2009년 1만3653건보다 4.9% 증가했다. 지난해 한국인 부부의 이혼 건수가 전년 대비 7.1%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이혼한 다문화가정의 60.7%가 결혼 5년 안에 이혼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결혼한 지 1년도 안 돼 갈라서는 가정도 15.5%에 이르렀다. 다문화 이혼 가정의 평균 결혼생활 기간은 4.7년으로 한국인 이혼 가정(14.2년)보다 10년가량 짧았다. 다문화가정의 이혼율이 높은 것은 의사소통 문제로 부부 갈등을 해소하기 어려운 데다 가정폭력, 취업 목적의 위장결혼 등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문화가정 배우자의 잘못으로 인한 재판이혼 비중은 49.3%로 한국인 이혼 가정(21.4%)보다 높았다.
한편 지난해 다문화가정을 이룬 외국인 여성의 국적은 중국이 33.1%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 국적이 27.6%로 뒤를 이었다. 다문화 결혼 비중이 높은 지역은 전남(14.5%), 전북(11.4%), 제주(11.2%) 등의 순이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