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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황우석 파면 부당” 1심 깨고 원고 승소 판결

입력 | 2011-11-04 03:00:00

고법 “지나친 징계 위법”… 형사소송 유죄땐 자동 퇴직
행정소송 이겨도 복직 어려워




줄기세포 논문 조작 문제로 황우석 전 서울대 수의과대학 석좌교수(59·사진)에게 내려진 파면 처분은 부당하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곽종훈)는 3일 황 전 교수가 서울대 총장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 취소소송에서 “논문 조작 경위나 실체가 충분히 밝혀지지 않은 채 내려진 지나치게 무거운 징계로 위법하다”며 1심을 깨고 황 전 교수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황 전 교수가 허위로 줄기세포주가 수립된 것처럼 주도적으로 조작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연구진 등에 대한 지휘·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점 △무리하게 성과를 내려다 논문의 일부 데이터를 조작해 학자로서 성실 의무를 어긴 점 △서울대 교직원 전체의 품위를 손상하고 국민의 불신을 야기한 점 등에서 징계 사유는 인정된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논문 주요 데이터가 조작된 근본적인 원인이 공동연구를 수행하던 미즈메디 연구원들의 자의적인 검사 결과 조작에서 비롯됐다”며 “황 전 교수가 연구 총괄책임자라는 이유로 가장 무거운 징계인 파면 처분이 내려져 위법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황 전 교수가 과학계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국민에게 큰 실망감을 준 것에 깊이 반성하고 있어 사직서를 제출한 데다 동물복제 연구에 정열을 쏟아 탁월한 업적을 남긴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황 전 교수는 2004년과 2005년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줄기세포 관련 논문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 2006년 4월 파면됐다. 황 박사는 그해 11월 파면 처분 취소소송을 냈으나 1심 재판부는 1심에서는 패소했다.

파면 처분이 취소됐지만 황 전 교수의 복직은 적어도 형사 확정 판결 이후 4년간은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황 전 교수는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실을 숨기고 지원금을 받거나 연구비 횡령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2월 징역 1년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이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황 전 교수는 당연 퇴직처리된다. 이 경우 국가공무원법 33조 4호(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에 따라 황 전 교수는 집행유예 기간 2년이 끝난 뒤 추가로 2년이 지나서야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있다.

한편 이날 황 전 교수는 판결 선고를 하루 앞둔 2일 강원도의 암자에 들어가 절에서 기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전 교수의 변호인은 “선고 소식을 들은 황 박사가 통곡을 했다”고 전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이종식 채널A 기자 be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