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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FTA에 포위된 국회… 시위대 집회 후 두번째 진입시도, 경찰은 차벽 저지

입력 | 2011-11-04 03:00:00


물대포에 막힌 국회진입 시도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한미 FTA 저지를 위한 전국집중대회’ 참가자들이 한강시민공원을 돌아 국회 진입을 시도하다 물대포를 쏘며 막아서는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극심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30여 개 시민단체가 결성한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 3일 또 여의도에서 집회를 열고 국회 진입을 시도해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경찰은 이날 9차례에 걸쳐 물대포로 대응하며 시위대 진입을 막았다.

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산업은행 앞에서 3000여 명(경찰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3차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한미 FTA의 독소조항과 불이익조항에 대해 전면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이날 오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참여연대 등도 국회 정론관에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반대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시위대는 행사가 끝난 오후 2시 50분부터 여의도공원을 거쳐 여의대로 왕복 9개 차로를 점령하고 불법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이 국회로 향하는 모든 진입로를 전경버스와 병력으로 막아서자 시위대는 지난달 28일 2차 집회 때와 마찬가지로 여의도 한강공원으로 우회해 국회 북문 쪽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오후 3시 20분경 일부 시위대가 국회 북문과 서문 사이의 진입로로 들어서며 경찰 병력과 몸싸움을 벌이자 경찰은 사전경고 없이 15초간 물대포를 발사하며 시위대의 진입을 막았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국회 안은 물론이고 국회 주변 반경 100m 이내 지역에서는 집회를 열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경찰은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고 국회 동문 등 여러 방면으로 흩어져 진입하려 하자 이번엔 경고방송을 한 뒤 오후 3시 30분부터 1시간여 동안 30여 초씩 8회에 걸쳐 물대포를 발사하며 해산을 유도했고, 선두에서 몸싸움을 벌인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소속 대학생 등 24명을 연행했다. 이날 경찰은 77개 중대 6000여 명의 병력과 버스 200여 대, 살수차 10대를 동원해 시위대의 국회 진입을 원천 차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집회 때 국회에 진입한 시위대가 있었던 만큼 이번 시위에서는 원천봉쇄 방침을 세우고 국회로 통하는 진입로를 모두 차단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연행자들을 강남, 수서, 동대문경찰서 등으로 분산해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오후 3시에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의 보수단체가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비준안 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시위대와의 마찰이 우려됐지만 경찰이 기자회견 장소를 에워싸며 시위대와의 접촉을 차단해 충돌은 없었다.

시위대는 경찰의 봉쇄에 막혀 국회에 들어가지 못하자 진열을 재정비한 다음 국회 주변에 그대로 머무르며 구호를 외치고 경찰과 대치를 이어가다 오후 5시경 해산했다. 운동본부는 오후 7시부터 다시 산업은행 앞에서 촛불집회를 진행한 뒤 오후 9시 반경 해산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