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총리 ‘국민 투표’ 도박 시도하다 ‘부메랑’
파판드레우 총리는 이날 비상 각료회의 후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을 만나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와 함께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를 지낸 루카스 파파데모스 전 그리스 중앙은행장을 새 총리로 한 거국 내각을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힐 예정이라고 BBC 방송이 전했다.
그러나 그리스 국영TV는 “파판드레우 총리가 각료회의에서 ‘사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해 그의 사퇴를 두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파판드레우 총리의 사임설은 국민투표에 반대하는 각료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여당 내부에서조차 신임투표 때 반대하겠다는 뜻을 밝히거나 탈당하는 의원들이 속출하면서 총리 및 내각 불신임 가능성이 높아진 데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여당인 사회당은 전체 의석 300석 중 152석을 갖고 있는데 이날 2명의 의원이 신임투표 때 파판드레우 내각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내각 불신임 분위기가 고조됐다.
총리가 물러나면 내각 신임투표는 철회되고 여야가 모두 참여하는 새 연립정부가 만들어져 그리스의 남은 구제금융 절차와 조기 총선 문제 등을 처리해 나갈 공산이 크다.
앞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일 프랑스 칸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EU 수뇌부와 긴급 회동한 직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리스가 10월 EU 정상회의에서 결정된 구제금융안에 서명하고 국민투표로 인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전까지 (이달 중 제공하려던) 6차 지원금 80억 유로(12조3800억 원)를 지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