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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민주지도부 무뇌상태”… 野 “박근혜 ISD 공부하라”

입력 | 2011-11-05 03:00:00

FTA대치 막말 공방




민주, 어깨띠 두르고 거리로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운데)와 정동영 최고위원(손 대표 오른쪽) 등이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출입구 앞에서 ‘ISD 절대반대’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출근길 시민들을 상대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나라당은 4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진영의 선봉에 있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을 정조준했다.

손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공보관을 지낸 차명진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손 대표를 향해 “계급정당인 민주노동당의 행동지침에 따라 FTA를 반대하고 있다”면서 “엊그제 한나라당에 계셨는데 민주당으로 가더니 너무 빨리 왼쪽으로 달려간다”고 비판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은 자신들이 여당을 할 때에는 까막눈이었기 때문에 한미 FTA에 대해 잘 몰라서 체결했다고 한다. 그러나 교섭단체 대표 간 합의를 해도 하루도 안돼 뒤집어엎는 행태를 보면 자신들이 ‘까막눈’이었다는 주장은 위장일 뿐이고 진짜는 ‘무뇌’ 상태로 보인다”고 가세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이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해 최근 “그땐 개인적으로 잘 몰랐다”고 말하는 등 한미 FTA를 찬성했던 민주당 지도부가 입장을 바꾸면서 내놓은 해명을 겨냥한 것이다.

‘민주당은 민주노동당의 2중대’라는 공격도 이어갔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구상찬 의원은 “지금 6명의 민노당 의원들이 한국 정치를 좌우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그 민노당의 지시를 받아서 움직이는 정당이나 마찬가지”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이에 맞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집중 공격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대권주자라면 ISD에 대해 좀 더 공부하라고 충고한다”며 “박 전 대표가 양자간투자협정(BIT)에 있는 ISD와 FTA에 있는 ISD를 혼동한 것으로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가 전날 ISD와 관련해 “일반적인 제도로 통상 협정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민주당의 ‘박근혜 때리기’는 여야 간 협상의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박 전 대표의 발언을 계기로 강행처리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전날 홍영표 원내대변인은 박 전 대표가 “이번 국회에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한 데 대해 “한미 FTA를 일방적으로 날치기하라고 독려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