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위원 증원싸고 말다툼몸싸움 끝에 맞고소까지
“50명은 돼야죠.” “15명이면 충분해요.”
9월 2일 서울 도봉구 도봉구의회 간담회실에서 한나라당 엄모 구의원(59)과 민주당 박모 구의원(56)이 언쟁하고 있었다. 복지위원 수를 몇 명으로 할 것인지가 쟁점이었다. 박 의원은 “동마다 복지위원을 50명씩 둬 주민 복지 문제를 챙겨야 한다”고 했지만 엄 의원은 “구에 복지위원만 700명이 되는데 예산이 없다. 15명씩이면 된다”고 맞섰다. 말싸움은 급기야 욕설과 몸싸움으로 번졌다.
폭행 혐의로 맞고소한 엄 의원과 박 의원은 9월 중순 도봉경찰서에서도 언성을 높였다. 엄 의원은 “박 의원이 막말을 하더니 머리로 내 턱을 들이받았다”고 했고 박 의원은 “엄 의원이 입에 담지도 못할 욕을 하며 멱살을 잡았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엄 의원은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 속셈으로 복지위원 수를 터무니없이 늘리려 한 게 원인”이라고 했다. 박 의원도 “일방적으로 맞은 뒤에도 내가 먼저 화해를 요청했지만 엄 의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고소를 끝까지 취하하지 않아 결국 사건은 지난달 말 서울북부지검으로 송치됐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