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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원정대 “기부 기업으로 한뼘 더 컸어요”

입력 | 2011-11-05 03:00:00


지난달 3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가수 션(왼쪽) 등이 출연한 기부강연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대학생자원봉사단 V원정대가 만든 사회공헌기업 ‘기부샘샘’이 주최했다. V원정대 제공

‘잠자는 숲 속의 왕자’가 무대에 마련된 침대에서 깨어나자 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마이크를 들고 관객 앞으로 걸어 나온 왕자는 다름 아닌 가수 션. 흥겨운 음악에 맞춰 션이 랩을 부르면서 공연이 시작됐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을 가득 메운 700여 명의 관객은 션에 이어 깜짝 게스트로 가수 싸이가 등장하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달 31일 열린 이 공연은 대학생자원봉사단 V원정대가 만든 사회공헌기업 ‘기부샘샘’과 YG엔터테인먼트, 연세대 총여학생회가 공동 주최한 신개념 기부강연콘서트다.

이날 공연 수익금 전액은 루게릭병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병원 건립에 기부했다. 관객들은 단돈 2만 원으로 션과 싸이의 공연과 함께 특별출연한 개그우먼 박미선 씨와 션이 결혼을 주제로 한 강연까지 들을 수 있는 ‘일석삼조(一石三鳥)’ 공연을 즐겼다. 션은 이날 강연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서 결혼하려고만 생각하지 말고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 삶을 사는 청춘이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진 연세대 총여학생회장은 “이날 관객이 기부를 체험할 수 있게 공연비 1만 원씩 다시 나눠준 뒤 모금함에 넣게 했더니 오히려 1만 원보다 더 넣은 관객도 있었다”며 “세상에 이런 기부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관객들의 반응이 좋아 뿌듯했다”고 밝혔다.

기부샘샘은 올해 말부터 션과 함께 전국적으로 기부강연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연기자 정혜영 씨가 도시락 레시피를 재능기부해 기획한 ‘도시락(樂)데이’ 사업도 11월에 계획하고 있다. 학교 캠퍼스를 방문해 대학생과 사회 취약계층에는 무료로 도시락을 나눠주고 기업체와 편의점을 통해 도시락을 판매해 얻은 수익금은 대학생 장학금으로 전액 기부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얼어붙은 기부문화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다양한 기부행사를 벌였던 V원정대는 기부문화 확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청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부샘샘을 설립했다. 봉사활동을 하던 대학생들이 스스로 한 발짝 더 나아가 사회공헌기업을 세운 것.

V원정대는 20일 국내 최대 규모로 ‘제1회 대학생 자원봉사 실천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1만 명의 대학생이 1만 개의 자원봉사’를 한다는 의미의 ‘만만한 자원봉사 페스티벌’에서는 대학생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는 자원봉사 아이디어를 공모한다. 대상에게는 보건복지부 장관상과 함께 장학금 500만 원이 주어진다. 12월 18일까지 실천 아이디어를 공모해 25일 본선에 진출한 30개팀을 선정한다. 각계각층의 멘토단을 꾸려 대학생들이 기획한 봉사활동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73day.net)를 참조하면 된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