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가빈이 6일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김학민과 이영택의 블로킹 벽 위로 강력한 스파이크를 내리 꽂고 있다. 대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삼성화재, 대한항공 꺾고 선두탈환
풀세트 접전 끝 3-2로 잡고 4연승
노장 고희진·석진욱 결정적 한방
마틴 15-15 듀스서 서브실책 자멸
KEPCO45는 드림식스에 3-1 승
37점 맹타를 퍼부은 가빈의 활약과 노장 듀오 고희진-석진욱의 빼어난 리딩으로 시즌 개막 후 4전 전승을 기록한 삼성화재는 승점 10으로 뛰어올랐고, 4승1패가 된 대한항공은 2위를 유지했다. 장충체육관에선 KEPCO45가 서울 드림식스를 3-1(25-19 23-25 25-13 25-17)로 꺾고 3승(1패)째를 신고했다.
● 집중력이 승부 가른 용병 대결
겉으로 보는 기록은 비슷했다. 삼성화재의 ‘괴물’ 가빈 은 39득점에 공격성공률 57.81%. 가빈의 대항마인 대한항공의 마틴은 더 많은 점수를 챙겼다. 무려 44득점을 쓸어 담았다. 공격성공률은 70.18%에 달했다. 하지만 아주 미세한 차이가 있었다. 요즘 수비까지 잘 이뤄지고 있는 가빈은 유효 블로킹 2개를 잡았다. 마틴이 블로킹으로 2득점을 했으나 유효 블로킹은 올리지 못했다. 효율적인 수비에서 가빈이 앞섰다는 반증. 범실도 차이가 있었다.
가빈이 9개를 할 때, 마틴은 11개를 범했다. 특히 5세트 막바지 상황이 뼈아팠다. 마틴은 15-15 듀스에서 결정적인 서브 실책을 했다. 결국 흐름을 빼앗긴 대한항공은 위기 탈출에 실패했다. 패장이 된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은 “가빈의 공격 형태는 잘 알고 있다. 높은 볼과 어려운 볼을 잘 처리해준다. 마틴도 아주 잘했지만 몇 가지에서 부족하다. 그러나 가빈을 알고도 막지 못한다. 결국 우리만의 팀 컬러를 만들어야한다”면서 아쉬운 심경을 전했다.
삼성화재 선수들이 대한항공과의 신 라이벌 대결에서 5세트 고비에서 특점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대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삼성화재 고희진-석진욱 노장들이 사는 법
‘결국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비꼬는 외부 얘기도 종종 들려오지만 언제 봐도 새롭다. 화려함을 포기한 대신 희생을 택한 살림꾼들은 고비 때마다 중요한 수비로 볼을 걷어냈고, 귀중한 포인트도 직접 따냈다.
석진욱은 딱 4차례 공격을 시도해 모두 점수로 연결했고, 고희진은 블로킹 2개와 서브 1개씩을 올려 인상을 남겼다.
특히 고희진은 5세트 초반 자신의 실책으로 쉽게 풀어갈 수 있는 흐름이 꺾이자 스코어 12-12에서 마틴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았고 16-15에서 직접 서브로 점수를 확보해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스승은 냉정했다. 신치용 감독은 “(고)희진이가 마지막 세트 때 다이렉트 두 개만 잘 처리했어도 쉽게 (경기를)할 수 있었을 텐데, 또 혼자 원 맨 블로킹에 서브로 경기를 끝냈다”는 평가를 내렸다. 고희진도 “연속 미스를 범하고 굉장히 답답했다. 하마터면 팀을 망하게 할 뻔 했다. 다행히 마지막 기회를 운 좋게 잘 살렸다”며 소감을 전했다.
대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