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건전성-외환보유액 양호”… 환란前 등급 내년 회복할 듯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7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올렸다. 피치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2005년 10월 ‘A+’로 올린 뒤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통상 등급전망이 ‘긍정적’으로 올라가면 신용등급 자체도 1년 정도 후에 상향 조정되는 경우가 많아 내년에는 외환위기 이전 수준인 ‘AA-’ 등급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전망 상향 조정은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진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 올해 피치가 평가한 A등급 이상 국가 중 신용등급을 올린 나라는 칠레 에스토니아 두 곳뿐이고 벨기에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슬로베니아 뉴질랜드 바레인 등 7개국은 모두 등급이 강등됐다.
이례적으로 한국의 등급 전망이 올라간 것은 재정수지와 국가채무 등 양호한 재정건전성의 영향이 컸다. 또 충분한 수준의 외환보유액, 일본 중국과의 통화스와프 등 외환안전망을 구축한 점도 높이 평가됐다. 피치는 대북 리스크와 관련해 “전면전 발발이나 북한 체제의 갑작스러운 붕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다만 지나치게 높은 무역의존도, 가계부채, 내년에 대거 도래하는 외채만기 등은 한국 경제의 위험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최종구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은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추세인데 우리 등급 전망이 올라간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한국의 위기대응 능력을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