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아프리카 구호 프로그램 ‘희망로드 대장정’ 촬영을 위해 케냐를 찾은 배우 다니엘 헤니.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 속에서도 빡빡한 촬영 일정을 불평 한마디 없이 소화하던 그가 쉬는 시간에 지친 목소리로 스태프에게 요청한 것이 있었다. 스태프는 나이로비 시내에 나가서 음료를 구해 왔고, 헤니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생기 있는 얼굴로 현지 어린이들에게 연기 시범을 보였다.
지난달 22, 23일 열린 음악 축제인 GMF(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의 참가자 대기실. 밴드 멤버들은 무대에 올라가기 한 시간 전에 늘 마시는 ‘그것’이 없다며 난감해했다. 매니저가 우왕좌왕하다 겨우 캔 몇 개를 가져왔다. 멤버들은 “이걸 마시면 피곤해도 무대 위에서 펄펄 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기자와 인터뷰한 스웨덴 가수 라세 린드도 인터뷰 내내 커피나 과일주스는 사양하고 이 음료를 마셨다. “생기 있는 모습으로 인터뷰하는 게 예의니까요.”
가수와 배우들이 무대 뒤에서, 촬영 도중 흔히 찾는 이 에너지 음료의 이름은 ‘레드불(Red Bull)’이다. 오스트리아 제품으로 유럽에서는 흔히 볼 수 있지만 한국 기준으로는 카페인이 너무 많이 들어 있어 수입이 안 되고 있다가 올해 8월부터 카페인 함유량을 낮춰 수입하고 있다. 해외 촬영이나 공연 때 ‘레드불’로 피곤을 풀던 스타들이 이제 한국에서도 이 음료를 찾게 된 것이다.
한 가요계 인사는 “에너지 음료의 종류가 최근 부쩍 늘어 입맛에 따라 박카스, 비타500, 핫식스 같은 음료를 찾는 스타들도 있다”고 전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