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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신간소개]지금 외롭다면 잘되고 있는 것이다

입력 | 2011-11-08 16:18:43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어느 누구도 절대 ‘피할 수 없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죽음, 두 번째는 세금, 마지막은 외로움이다. 외로움은 평생을 함께 하는 그림자 같이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다. 방금 전화를 끊은 뒤에도, 떠들썩한 파티에서도, 심지어는 사람들 속에서 즐겁게 어울리다가도 문득 외롭다고 느낄 것이다.

외로움에는 2가지 종류가 있다. 론리니스(loneliness)와 솔리튜드(solitude).
하버드 대학 철학과 교수인 폴 틸리히는 둘의 차이를 이렇게 분류했다. 혼자 있는 ‘고통’을 표현하는 말은 론리니스이고, 혼자 있는 ‘즐거움’을 표현하는 말이 솔리튜드라는 것.

◇지금 외롭다면 잘되고 있는 것이다 / 한상복 / 위즈덤하우스 / 355쪽 / 13500원

사람들은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나려고 남과 함께 있으려고 한다. 그러나 외로움은 함께 있는 것으로는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철저하게 ‘외로움’ 속으로 걸어 들어가 ‘더 좋은 외로움(솔리튜드)’으로 도약하기를 권하는 책 《지금 외롭다면 잘되고 있는 것이다》이 출간됐다.

이 책은 2006년 〈배려〉로 밀리언셀러가 된 한상복의 새 책이다. 자기계발서에 소설과 비소설 형식을 접목시킨 독특한 구성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외로움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48개의 에피소드로 우리네 일상의 뒷모습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자기만의 시간을 늘려가는 연습을 통해 외로움을 절망의 시간이 아닌, 희망의 기회이자 위대한 가능성을 발효시키는 시간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엄마에게 거부당한 딸, 암에 걸린 아내의 병상을 지키는 남편, 과시 경쟁에 빠진 스타 블로거, 주말마다 집 밖으로 탈출할 수밖에 없는 홈리스 가족, 설 자리를 잃어버린 중년 가장 등 흔히 만날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형태로 들려준다.

저자는 역사에 커다란 업적을 남긴 사람들 가운데 외로움과 결핍을 창조로 연결시킨 ‘외로운 창조자’가 유난히 많다고 분석했다. 갈릴레오, 베토벤, 아인슈타인, 그리고 현대의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등을 사례로 들었다. 그들은 외로움 앞에 우뚝 섰고, 외로움이라는 에너지를 이용해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업적을 남겼다.

그는 “외로움 안에 머물며 한 걸음씩 나아가는 사람들은 언제나 자기 본질에 충실하다는 점에서 두드러진다.”며 “위대한 창조자들이 혹독한 외로움 속에서 얻은 세상과 사람에 대한 이해가 그들의 위대한 성취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강조한다.

한 심리학자가 ‘어린 시절의 불행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아이들을 대상으로 일련의 실험에 착수했다. 이 학자는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 210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인생 이력을 분석했다. 예상대로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습장애와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으며, 갈등과 사건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러나 그들 중 72명은 잘 자라서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었다.

‘도대체 이런 차이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학자는 심층 면담을 통해 그 해답을 찾아낼 수 있었다.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는 72명에게서 공통점이 발견되었다. 그 공통점이란, 그들 인생에 있어서 자신의 입장을 이해해주고 받아주는 사람이 최소한 한 명은 있었다는 점이다.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 같은 절망의 끝에 매달렸을 때, 마음을 ‘알아주고’ 손을 내밀어주었던 사람이 누구에게나 하나쯤은 있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이미 튼튼한 동아줄을 잡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한다. ‘알아주는 마음’은 고래 힘줄처럼 튼튼해서, 어떤 절망이나 위기에 몰린 사람이라도 그 마음을 확인할 수만 있다면 포기의 유혹으로부터 온 힘을 다해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대, 지금 외로운가?
저자는 “모든 태어난 자의 숙명이다. 더 깊숙한 외로움 속으로 풍덩 빠져들어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계기를 마련하라고” 조언한다.

◇지금 외롭다면 잘되고 있는 것이다 / 한상복 / 위즈덤하우스 / 355쪽 / 13500원

강미례 동아닷컴 기자 novemb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