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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제55회 국수전… 백을 양분하긴 했으나…

입력 | 2011-11-10 03:00:00

○ 원성진 9단 ● 허영호 9단
본선 8강전 2보(21∼42)




허영호 9단은 좌상변 전투가 끝나자 반면을 둘러보다 흑 21에 돌을 놓는다. 한눈에 보이는 큰 곳. 흑 집을 짓는 자체로도 크지만, 역으로 백이 날일자로 붙여와 우변에 집을 짓는 것을 사전에 막는다는 뜻에서도 놓칠 수 없는 곳이다.

원성진 9단도 백 22, 24로 큰 곳을 두어간다. 이때 등장한 흑 25. 귀를 지키는 게 일반적이지만 바로 끊어 싸움을 걸어간다. 다소 급하게 서두는 인상. 허 9단은 좌상변 흑 5점을 원군으로 보고 충분히 싸울 수 있다고 본 듯하다. 이렇게 둔 이상 돌과 돌이 부닥치는 접근전이 불가피하다.

백 28로 단수 치는 수가 맥점. 흑 29로 참고 1도처럼 흑 1로 따내는 것은 백 2, 4로 두어 흑의 소탐대실. 흑 29에 백 30으로 씌우자 흑의 모양이 좋지 않다. 흑 31로 먼저 따내는 것이 좋은 수순. 참고 2도처럼 흑 1을 선수하고 흑 3으로 따내는 것은 백 4를 선수한 뒤 백 6으로 이어 백 2점을 가볍게 본다. 역시 흑의 소탐대실. 작은 곳이지만 수순에 따라 이렇게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바둑이 쉽지 않은 이유다.

흑 33, 35로 끊어 어쨌든 흑이 원하는 대로 백을 양분했다. 하지만 백도 42로 벌릴 여유가 있어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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