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국가대표 축구팀 조광래 감독.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binyfafa
“연습경기를 해야 하는데 잔디가….”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 연습장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정부 스포츠클럽 그라운드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잔디가 너무 푹신푹신하고 한 쪽은 깊게 패여 있어 부상도 염려된다. 기성용(셀틱)을 제외한 유럽파가 다 합류했지만 잔디 때문에 자체 연습경기를 못 하고 있다.
참다못한 조 감독은 박태하 수석코치에게 두바이에 있는 프로 클럽 스타디움을 하루 빌려보라고 지시했다. 박 코치가 대표팀 지원스태프와 백방으로 뛰어다닌 끝에 알 와슬 스타디움 연습구장을 빌려 9일 연습경기를 소화했다. 조 감독의 심정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중동은 한국이 올림픽, 월드컵에 가기 위해 늘 거치는 관문이다. 매번 원정 때마다 같은 문제로 고민하면서 해결책은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물론 두 나라 간 경제규모 등에서 크게 차이가 날 때는 예외다. 그러나 UAE는 중동 국가 중에 사정이 가장 낫고 한국과 오랜 기간 관계를 맺으며 신뢰를 쌓아 왔다. 상황이 이러니 UAE축구협회가 지정해 주지 않은 스타디움을 맘대로 이용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실제로 돌아 다녀 봐도 한국이 지금 쓰는 훈련장은 여기서 수준급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11일 UAE 전이 열리는 알 라시드 스타디움은 잔디 상태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대표팀에는 불행 중 다행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