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개교 40주년

한국방송통신대의 조남철 총장(59·사진)은 내년에 개교 40주년을 앞두고 방송대의 역할이 변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설립 초기에는 가난한 학생을 위한 교육기관, 이후에는 직장인의 재교육기관 역할을 하면서 졸업 동문 50만 명을 배출한 방송대에 새로운 역할이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예를 들어 현지 대학에 들어가기 어려운 동포들을 위해서는 원격교육의 강점을 지닌 방송대가 제격이라고 했다.
조 총장은 지난주에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찾아 현지 영사관과 학생 모집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내년에는 예산을 더 확충해 중국 등으로 교육 대상을 늘릴 계획이다.
방송대는 국립대지만 원격대학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정부의 국립대 구조조정 대상에서는 제외돼 있다. 조 총장은 “우리 대학도 평가를 받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교육 수준에 자신이 있다는 말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정부가 방송대에 관심을 기울여 달라는 주문이었다.
“정부는 사립 사이버대에 대해서는 교수 1인당 학생이 200명 이내라는 기준을 정하고 있어요. 근데 정작 국립대인 방송대는 그런 기준이 없습니다. 우리는 사이버대와 달리 오프라인 교육도 병행하므로 교수가 훨씬 많이 필요하지만 교수 1인당 학생이 1200명입니다. 평가를 받으면 이런 부분도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요.”
방송대의 학기당 등록금은 일반대의 10분의 1 수준(35만 원)이다. 조 총장은 방송대가 대학 등록금 문제와 높은 대학 진학률 문제를 극복할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다른 국립대는 전체 재정에서 정부 지원이 50% 정도를 차지하는데 방송대는 22%에 그친다. 조 총장은 이런 점을 지적하면서 “서울대에 지원하는 정도의 3분의 1만 방송대에 투자해도 등록금이 없는 국립대가 하나 생기는 셈”이라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