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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폐쇄경제로 망한 北의 한미 FTA 반대 공조

입력 | 2011-11-10 03:00:00


북한 김정일 집단이 국회의 비준동의가 고비에 와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남남(南南) 갈등 증폭의 재료로 삼아 우리 사회의 분열을 심화시키려는 책동을 강화하고 있다. 북의 대남(對南)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어제 “친미(親美) 사대(事大)에 환장한 매국 역적들이 남조선에서 집권하고 있는 한 인민들의 자주권도 생존권도 절대로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고 궤변을 늘어놓았다. 이에 앞서 북한은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경제도 깡그리 미국에 팔아넘기고 말았다”고 비난했다. 김정일 정권이야말로 중국을 비롯한 강대국에 체제 생존을 구걸하고, 지구촌에서 거지 행각을 일삼으면서 한민족의 이름을 부끄럽게 하는 집단이다.

북한은 자급자족 경제니 무상(無償)배급 경제니 하는 구호로 경제 폐쇄주의를 고집하다가 주민을 굶겨 죽이기에 이르렀다. 그런 마당에 개방경제로 세계에 유례없는 성공을 거둔 우리가 한미 FTA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을 ‘경제 팔아먹기’로 매도하는 것은 가소로운 이야기다. 북한은 한국처럼 FTA를 통해 경제영토를 확장하지는 못할망정 중국처럼 문호를 개방하고 시장경제를 도입하는 것이 경제수준을 높이는 유일한 길임을 깨달아야 한다.

북은 우리를 공격하면서 국내 야권 인사들이 사용하는 어휘와 똑같은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나라를 팔아먹는다’는 것은 한미 FTA에 반대하는 야권 일부 인사가 쓰는 표현이다. 북한은 대남 선전·선동 용어도 교묘히 바꾸고 있다. 역대 선거에서 집요하게 시도했던 ‘북풍(北風)’이 역효과를 부르자 남한 내 이른바 ‘진보세력’의 용어를 합창하기 시작한 것이다. 북한 매체들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새 정치 새 생활을 지향하며 투쟁해 온 각계 민주개혁 세력의 승리” “기성정치의 낡은 틀을 타파하고 정치적 변혁과 새로운 리더십의 출현에 대한 갈망”이라고 찬양했다.

최악의 실패국가이자 악명 높은 폐쇄국가인 북한은 내년에 강성대국 건설을 이루겠다고 큰소리치고 있지만 육상 탈북도 모자라 하루가 멀다 하고 목숨을 건 채 목선에 몸을 맡긴 해상 탈북 행렬이 급증하고 있다. 체제 지탱에 위기를 느낀 북한은 압록강을 건너 중국 땅을 밟은 북한 주민을 쐈다. 김씨 왕조의 잔혹한 인권 탄압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보여준다. 한미 FTA에 쌍지팡이 짚고 나서지 말고 제 앞가림이나 제대로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