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프레이저 세기의 대결 필적할 빅카드


파키아오는 복싱 역사상 처음으로 8체급을 석권했다. 그는 1998년 WBC 플라이급 챔피언에 올랐다. 이어 12년간 슈퍼밴텀, 페더, 슈퍼페더, 라이트, 주니어웰터, 웰터급을 차례로 정복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안토니오 마르가리토(33·멕시코)를 꺾고 WBC 슈퍼웰터급 타이틀까지 차지했다. 몸무게 48∼51kg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플라이급에서 69.85kg 이하의 선수들이 나서 슈퍼웰터급까지 체중을 20kg 가까이 불렸지만 스피드를 크게 잃지 않았다. 기존의 스피드에 파워가 실리면서 천하무적이 됐다. 그는 오스카 데 라 호야(38·미국) 등 기존의 슈퍼스타들을 샌드백 두들기듯 하면서 압도적인 기량 차를 보였다. 필리핀에서 절대적 인기를 얻고 있는 그는 하원의원에 당선되기도 했다. 53승(38KO) 2무 3패를 기록 중인 그는 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후안 마누엘 마르케스(38·멕시코)와 WBO 웰터급 3차 방어전을 치른다.
파키아오와 메이웨더의 대결은 지난해 성사 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양측에서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합의에 실패했다. 특히 약물 검사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메이웨더 측은 올림픽 수준에 버금가는 약물 검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아무 때나 불시에 약물 검사를 실시하자고도 했다. 파키아오는 정해진 기간을 두고 약물 검사를 하자는 쪽이었다. 검사 기간을 정해 놓지 않으면 집중력이 분산돼 훈련 리듬이 망가진다는 이유였다. 두 선수의 대결이 성사되면 각각 5000만 달러(약 558억 원)에 이르는 대전료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공식적인 견해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복싱 팬들의 고조되는 기대감 속에 2012년 맞대결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마니 파키아오
△국적: 필리핀
△생년월일: 1978년 12월 17일
△키: 169cm
△팔 길이: 170cm
△전적: 53승 (38KO) 2무 3패
△주요 타이틀: WBC 플라이급 챔피언(1998), IBF 슈퍼밴텀급 챔피언(2001), 링페더급 챔피언(2003), WBC 슈퍼페더급 챔피언(2008), WBC 라이트급 챔피언(2008), IBO 주니어웰터급 챔피언(2009), WBO 웰터급 챔피언(2009), WBC 슈퍼웰터급 챔피언(2010)
△국적: 미국
△생년월일: 1977년 2월 24일
△키: 173cm
△팔 길이: 183cm
△전적: 42승(26KO) 무패
△주요 타이틀: WBC 슈퍼페더급 챔피언(1998), WBC 라이트급 챔피언 (2002), WBC 슈퍼라이트급 챔피언(2005), IBF-WBC 웰터급 챔피언(2006), WBC 슈퍼웰터급 챔피언(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