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과 인터뷰… “요구 알고 있고 개의치 않는건 아니다”6일 배석자 없이 홍준표 만나… 침묵속 정국 타개방안 고심
이명박 대통령이 일요일인 6일 오전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를 만나 향후 정국 운영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9일 “두 사람은 배석자 없이 만났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청와대와 당의 쇄신 등 국정 전반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홍 대표는 이 대통령을 만난 뒤 저녁에는 이재오 전 특임장관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핵심부의 연쇄 회동 소식이 전해짐에 따라 한미 FTA와 내년 예산안 처리 직후 드러날 여권의 정국 타개 방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10·26 재·보궐선거 이후 임기 5년차 국정운영 방향을 잡기 위한 회의를 매일 하고 있고, 국무총리실에서는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2040세대를 현장에서 만나는 현장투어를 홍보 없이 계속하고 있다.
이 대통령과 정부의 행보가 수면 아래에서 진행되면서 이 대통령의 긴 침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증을 낳았다. 이 대통령은 재·보선 이틀 뒤인 지난달 28일 참모를 통해 “선거에서 확인한 민심을 어떻게 정책에 반영하는지가 우선 과제”라며 ‘선 민심수습-후 인적개편’을 밝힌 뒤 열흘이 넘도록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9일 이 대통령이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과 한 인터뷰 내용이 알려지면서 고심의 일단이 드러났다. 인터뷰를 한 미국 기자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일부 내용을 소개하자 청와대는 인터뷰 전문을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한나라당 쇄신파) 의원 25명 중 젊은 의원이 대부분이며 젊은 의원들이니까 그렇기도 한데…. 공개적 답변을 않고 있는데, 그게 나의 답변이다. 그들의 요구를 알고 있으며 거기에 개의치 않는다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한미 FTA는 (시시비비를 가리는) 논쟁 그 자체보다도 정치적 논쟁으로 보고 있다. 조금 진통은 있겠지만 내년 1월 발효될 것으로 확실히 기대한다”고 말했다.
NPR 기자는 “이 대통령이 (젊은층 불만 등의) 이슈를 근본적으로 다루려(fundamentally address) 한다”고 트위터에 썼지만 청와대는 “그런 발언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지금은 말보다는 많은 생각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침묵 속에 많은 고심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침묵 모드가 젊은층의 변화 요구를 외면하거나 무시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