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시 안현동 경포대해수욕장 일대 노점상들에게 조모(59), 변모 씨(45) 등 5명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이들은 북파공작원(HID) 로고가 새겨진 검은색 유니폼을 입고 일부는 문신을 한 채 무리 지어 다니며 노점상들로부터 금품을 갈취했다. 돈을 주지 않으면 장사를 못 하게 하겠다고 협박하는 수법으로 2007년부터 올해까지 노점상 13명에게 3200만 원을 뜯어냈다.
그러나 최근 강원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수사에 나서 이들을 검거한 결과 여성 조직원 김모 씨(51)를 제외한 4명 모두 군 면제인 토착 폭력배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북파공작원 출신인 것처럼 ‘강릉 HID 특수임무수행단’이란 단체를 만든 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강릉시로부터 경포 해안 일대 불법 시설물 철거 및 호객 행위 단속 업무를 수의계약으로 위탁받아 단속 무마 등을 이유로 노점상들을 괴롭혀왔다.
또 이들은 올해 강릉시가 용역업무를 공개입찰로 변경해 한 업체가 낙찰받자 이 업체 대표를 협박해 3300만 원 상당의 운영권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일당 5명 가운데 3명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공갈)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0일 밝혔다.
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