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국가대표 축구팀 홍정호·이용래. 스포츠동아DB
■ 홍정호 카드로 본 조광래호 전략
홍정호 UAE 공격수 마타르 봉쇄 특명
구자철·이용래 적극적 공격 가담 주문
상대 공격땐 홍정호 내려 ‘변형 스리백’
‘홍정호 카드’를 들춰보면 조광래 감독의 전략이 나온다.
● 상대 중앙공격 1차 저지
UAE는 3패로 탈락이 유력하다. 이번에 미래를 대비한다는 측면에서 젊은 선수들을 4명 보강했다.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부담 없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조 감독은 상대가 밀집수비를 펼치기보다 정상적인 경기를 하면서 한국의 중앙을 파고들 것으로 보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수비력이 처지는 구자철(제주)이나 윤빛가람(경남)에게 이 곳을 맡길 수 없었다. 그래서 낙점 받은 게 바로 홍정호. 1차 저지선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조 감독은 홍정호에게 상대 공격수 이스마엘 마타르를 밀착마크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마타르는 A매치 91경기에서 26골을 넣은 UAE 간판 공격수다. 10월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한국과 3차전에서도 1골을 넣은 요주의 인물이다.
● 공격의 물꼬 역할 - 이용래
지난 달 UAE와 3차전에서도 한국은 전반 내내 고전하다가 후반 들어 이용래가 공격에 적극 가담하면서 분위기를 반전했다. 이용래는 부지런히 뛰어 활동량이 좋고 짧은 전진 패스에 능하다. 구자철이 최근 100% 컨디션을 못 찾고 있어 공격 역할을 이용래에게 분담한다는 의미도 있다.
● 변형 스리백의 시발점
홍정호는 ‘변형 스리백’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상대가 공격해 올 때 홍정호가 중원에서 수비 지역으로 좀 더 내려와 이정수(알 사드), 곽태휘(울산)와 스리백을 형성하는 것이다.
사실 이 변형 스리백은 몇 차례 가동된 적이 있다. 대표적인 게 작년 10월12일 한일전(0-0 무). 이정수와 홍정호가 중앙 수비를 보고 조용형(알 라얀)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꼭짓점 역할을 했다.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많은 전문가들의 혹평을 받았다. 그러나 조 감독은 홍정호가 수비력 뿐 아니라 볼을 전방으로 공급하는 능력이 미드필더 못지않게 탁월하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다시 한 번 이 전술을 꺼내들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