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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제55회 국수전…흑 43은 실착

입력 | 2011-11-11 03:00:00

○ 원성진 9단 ● 허영호 9단
본선 8강전 3보(43∼63)




전보에서 ○이 놓이면서 국면은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흑백 모두 위험한 돌은 없다. 다만 한 수가 더 놓이면 우변 백진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백진을 깨는 게 일감. 허영호 9단은 많은 방안 중에서 흑 43을 선택했다. 한가운데를 갈라치는 수로 일견 좋아 보이지만, 실착의 의미가 컸다. 백이 44로 지키자 다음 수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참고 1도처럼 흑 1로 치중하고 싶은 곳이다. 백 2, 4로 버티겠지만 흑 5로 밀어간다. 백 6부터 흑 11까지 예상되는데, 흑도 자세가 좋아 충분한 모습이다. 더구나 우상귀 백 2점이 외로워 보인다.

다르게 둔다면 참고 2도처럼 흑 1로 어깨 짚는 수도 유력했다. 백 2로 밀면 흑 3으로 두어 우변 급소를 노린다. 백도 응수하기가 쉽지 않다. 일단 백 진이 납작해져 큰 집은 기대하기 어렵다.

백 44에 대해 흑은 45로 붙여 중앙을 틀어막았다. 그러나 이 수는 백 54로 나오는 수가 성립해 백 60까지 오히려 백 집을 만들어준 꼴이 됐다. 집을 부수려 했으나 되레 우변에 30집 정도가 생겨서는 일찌감치 백 우세가 결정됐다.

흑 61에 백 62는 이렇게 반발하고 싶은 곳. 흑 63으로 막아서면서 이 싸움이 어떻게 번질지 예측 불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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