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성진 9단 ● 허영호 9단본선 8강전 3보(43∼63)
전보에서 ○이 놓이면서 국면은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흑백 모두 위험한 돌은 없다. 다만 한 수가 더 놓이면 우변 백진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백진을 깨는 게 일감. 허영호 9단은 많은 방안 중에서 흑 43을 선택했다. 한가운데를 갈라치는 수로 일견 좋아 보이지만, 실착의 의미가 컸다. 백이 44로 지키자 다음 수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참고 1도처럼 흑 1로 치중하고 싶은 곳이다. 백 2, 4로 버티겠지만 흑 5로 밀어간다. 백 6부터 흑 11까지 예상되는데, 흑도 자세가 좋아 충분한 모습이다. 더구나 우상귀 백 2점이 외로워 보인다.
백 44에 대해 흑은 45로 붙여 중앙을 틀어막았다. 그러나 이 수는 백 54로 나오는 수가 성립해 백 60까지 오히려 백 집을 만들어준 꼴이 됐다. 집을 부수려 했으나 되레 우변에 30집 정도가 생겨서는 일찌감치 백 우세가 결정됐다.
흑 61에 백 62는 이렇게 반발하고 싶은 곳. 흑 63으로 막아서면서 이 싸움이 어떻게 번질지 예측 불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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