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심판 ② 2040 민심 이반 전국화 ③ ‘안철수 신당’ 기대감 ④ 내년 4월 정치빅뱅 가능성2007대선 투표율(63%)이면 안철수가 박근혜에 전국 390만표 앞서
안 교수는 차기 대선 가상대결에서 47.7%의 지지를 얻어 박 전 대표(38.3%)를 9.4%포인트 차로 앞섰다. 본보가 9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40.6%)가 안 교수(36.1%)를 근소하게 앞서던 상황이 큰 격차로 역전된 것이다. 2007년 대선 투표율(63%)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할 경우 390만 표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30일 실시된 YTN 가상대결에서는 47.7% 대 43.6%, 지난달 29일 한겨레신문 가상대결에서는 48% 대 45.9%로 안 교수가 앞섰다. 이처럼 격차가 벌어진 것에 대해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국민이 안 교수를 분명한 정치주체로 인식하게 된 결과”라고 말했다. 휴대전화 여론조사 방식을 결합해 20∼40대 직장인과 대학생의 여론이 더 정확하게 반영된 것도 격차가 난 이유 중 하나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유권자 절반이 거주하는 서울(1000명 조사) 경기·인천(800명 조사) 등 수도권에서 안 교수는 50.9%의 지지를 얻어 박 전 대표(35.2%)를 15.7%포인트나 앞섰다. 호남에서는 안 교수 지지율이 70.8%나 됐다. 충청(41.1%) 강원(44.3%) 제주(45.3%)에서도 40%를 넘었다. 다만 부산 출신인 안 교수는 부산 울산 경남에서 38.3%로 박 전 대표의 47.1%에 비해 뒤졌다. 박 전 대표의 아성인 대구 경북에서도 57.9% 대 32%로 안 교수가 열세였다.
연령별로는 20∼40대에서 안 교수 지지세가 두드러졌다. 20대 이하는 65.2%, 30대는 66%, 40대는 49.6%였다. 반면 박 전 대표는 50대(50.1%)와 60대(54%)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직업별로는 학생의 70.5%와 화이트칼라의 59.4%가 안 교수를 지지했다. 박 전 대표는 주부 대상 조사에서만 44.1%로 안 교수(34.3%)를 앞섰다.
지역별 총선 후보 선호도는 안철수 신당이 서울(40.2%)과 호남(43%)에서 가장 높았다. 호남에서는 신당 후보가 나와도 민주당 등 기존 야권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이 23.9%나 됐다. 영남에서는 총선 물갈이 여론이 60% 이상이었지만 한나라당 지지율도 50%를 넘어 공천 결과가 판세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됐다. 안 교수의 출신지인 부산 등 PK지역에서는 한나라당 후보 지지율(31.2%)과 신당 후보 지지율(29.7%)이 엇비슷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검증된 ‘안철수 열풍’이 적어도 내년 총선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인문교양학부)는 “18대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면서 해머와 성희롱 등 각종 스캔들로 스스로 권위를 무너뜨리며 유권자로부터 완전히 신뢰를 잃어버렸다”며 “유권자가 쌓였던 불만을 표출하는 첫 단계가 내년 총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 전 대표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드러났듯 대선과 총선의 향방을 결정짓는 수도권 40대 화이트칼라로부터 강한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안 교수가 야권 단일후보가 될 수 있을지가 대선의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총선민심조사-통계표(서울)
▶ 총선민심조사-통계표(경기, 인천)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