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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부가세 10% 별도’ 메뉴판서 사라진다

입력 | 2011-11-11 03:00:00

음식업-서비스업 가격표시때 소비자가격에 포함시키기로




호텔이나 고급 음식점들이 메뉴판에 표기한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 외에 10%의 부가가치세를 별도로 받는 관행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10일 “앞으로 음식업, 서비스업 등 업종이 메뉴판에 가격을 표시할 때 부가세를 포함한 소비자가격을 적도록 관련 법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 들어 원자재 가격 급등을 이유로 메뉴판에 쓰인 가격 외에 10% 부가세를 별도로 받는 식으로 사실상 가격을 10% 올리는 음식점이 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일부 음식점들이 담합해 이런 움직임을 보이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부가세는 수돗물, 생리대, 연탄 등 일부 면제 품목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상품과 서비스에 의무적으로 붙는다. 소비자가 사업자에게 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업자를 거쳐 국고로 들어가는 간접세의 일종이다. 미국 등에서는 따로 부가세를 받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소비자가격에 부가세를 포함시켜 표시할 것인지를 사업자의 선택에 맡겨 왔다.

물가 안정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물품의 가격이나 용역의 대가를 거래 상대방이나 일반 소비자가 알기 쉬운 방법으로 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호텔이나 고급 음식점 등 일부 업소에서만 부가세를 따로 받아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소비자를 현혹해 가격을 올리려는 업소가 늘면서 소비자단체들의 개정 요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기가 내는 세금이 얼마인지 납세자도 알아야 한다며 부가세를 별도로 받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업소 바깥에 가격을 표시하는 옥외 가격표시제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가격 정보를 제공하고, 주변 가게와의 경쟁을 유도해 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