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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파나메라4 “정말로 이런車였어?”

입력 | 2011-11-11 11:36:15

[사진=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


고급 세단에 강력한 스포츠카 엔진을 얹으면 어떤 성능을 보여줄까. 포르쉐 파나메라는 이런 궁금증을 풀어줄 지구상에 몇 안 되는 자동차다.

스포츠카의 폭발적인 주행성능을 원하지만 2인승으로는 공간이 부족할 때 선택할 수 있는 파나메라는 4도어 4인승이다. 보통의 4도어 세단은 5인승이지만 파나메라는 주행성능과 안락함을 위해 뒷좌석 중앙을 포기하고 그 자리에 콘솔을 둬 4개의 개별 시트로 꾸몄다.

#파나메라4, 편한 장거리 여행을 위한 스포츠카

8개 모델의 파나메라 중 항시 4륜 구동으로 움직이는 파나메라4를 운전하고 ‘2011 포뮬러1 코리아 그랑프리’가 열린 전남 영암군 일대를 다녀왔다. 사흘간 고속도로와 국도 1000여km를 달렸다. 파나메라4는 ‘편안한 장거리 여행이 가능한 스포츠카’를 목표로 만들어진 차다.  

파나메라4의 외관은 직선 하나 없이 부드러운 곡선이다. 마이클 마우어 포르쉐 수석 디자이너는 “모든 포르쉐 디자인의 뿌리는 911이다. 파나메라 역시 911의 기본 라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포르쉐의 특징을 그대로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공기저항계수가 0.30에 불과하다. 또한 주행성능을 높이고 차량 조작을 편하게 하기 위해 길이를 대형세단치고는 짧은 5m이내로 만들었다. 휠은 18인치를 기본으로 20인치까지 선택할 수 있다.

고급가죽으로 마감된 내부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센터페시아가 높고 대시보드와 맞닿을 정도로 가깝다. 운전석에 앉으면 자연스럽게 오른손에 기어 레버가 들어와 조작이 편하다. 뒤는 좌석 1개를 포기한 대신 넓은 공간을 얻었다. 덕분에 무릎과 어깨공간이 넓어져 장거리 여행이 불편하지 않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트렁크다. 기본공간은 440리터지만 뒷좌석을 접으면 최고 1263리터까지 늘어난다. 장거리 여행 등 짐이 많을 때 유용하다. 뒷좌석이 접히는 고급 세단은 흔하지 않다.


#순식간에 200km/h 부담스럽지 않은 속도감
파나메라4는 3605cc V6엔진을 탑재해 300마력에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낸다. 정지상태에서 6.1초면 시속 100km/h에 다다른다.

주차장을 빠져나와 서울 도심 고속화도로를 거쳐 곧바로 경부고속도로에 올라섰다. 1차로에 들어서서 가속페달을 살짝 밟자 속도는 순식간에 120km/h를 넘어섰다. 트렁크 위에 달린 날개(스포일러)가 솟아오르며 차체를 눌러줘 안정감을 더했다. 200km/h 가까운 고속에서도 운전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스포츠카는 수송 수단인 승용차에 주행의 즐거움을 더해 운전 자체가 스포츠가 되는 차량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엔진은 강력하고 차체가 낮아 안정적이다. 공기저항을 줄인 디자인에 현가장치(서스펜션)는 딱딱하다. 스티어링은 예민하고 제동이 강력한 특징이 있다. 파나메라4는 스포츠카의 이런 특징을 모두 가졌으면서도 현가장치와 시트만큼은 세단처럼 부드럽다. 덕분에 장시간 운전해도 피곤하지 않았다.

#포르쉐 브레이크 거친 주행도 안전하게
버튼 하나로 컴포트(Comfort), 스포츠(Sport), 스포츠 플러스(Sport Plus) 세 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고속주행을 위해 스포츠 플러스 모드를 선택하니 차체가 25㎜ 낮아지며 노면에 착 달라붙는다. 여건이 좋지 않은 도로를 주행할 경우 수동리프트 버튼을 눌러 차체를 20㎜ 들어올리면 바닥과 범퍼를 보호할 수 있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구불구불한 국도에 들어섰다. 차를 믿고 커브길을 거칠게 달렸다. 포르쉐의 제동시스템은 성능과 내구성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초고속으로 달리는 스포츠카는 빨리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신속하고 완벽한 제동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동시스템이 극도의 마찰력과 고열을 견뎌내야 한다. 실제로 도로를 고속으로 달리면서 제동력을 실험한 결과 포르쉐가 자체 개발한 PCCB(포르쉐 세라믹 컴포지트 브레이크)는 빠르고 가볍게 차량을 제어했다.

파나메라4는 수동 겸용 7단 더블 클러치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1~6단까지는 스포츠 기어비로 작동하고, 7단은 기어비가 커 고속에서 연료소비량을 줄일 때 주로 쓴다. 더블 클러치 변속기는 두개의 기어박스가 하나로 합쳐져서 두개의 클러치가 필요하다. 1개의 클러치가 열리면 나머지는 닫혀 다음 기어를 선택한 상태에서 변속을 기다린다. 파나메라4의 기어 변속이 빠르고 완벽하게 이뤄지는 이유다. 


#콘서트홀과 같은 음향 스포츠카 성향은 아쉬워
에어백은 사고의 경중에 따라 2단계로 팽창한다. 경미한 사고에는 에어백이 일부만 팽창해 승객의 불편을 최소화한다. 오디오 시스템은 기본 10개의 스피커에 100W의 출력을 갖췄다. 보스(Bose) 서라운드 시스템을 선택하면 585W의 출력에 9개의 앰프, 200W의 서브우퍼를 포함한 14개의 스피커에서 콘서트홀과 같은 음향을 들려준다.

파나메라4는 고급 스포츠 세단에선 보기 힘든 스톱&스타트 기능이 있다. 연로 절감을 위해 주행 중 정차하면 시동이 꺼지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시동이 걸리는 기능이다. 서울을 출발하면서 연료탱크(80리터)에 휘발유를 가득 채웠다. F1 결승전이 끝난 뒤 영암에서 다시 서울로 출발할 때 25리터를 보충했다. 서울에 도착하니 약 8리터가 남았다. 계산하면 리터당 평균 10.3km를 달린 셈이다. 공인연비는 8.5km/ℓ.

파나메라4를 운전하는 내내 조금 더 스포츠카 성향이 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저속은 물론 고속에서도 엔진 및 배기음이 너무 얌전해 강력한 스포츠카를 상상했던 운전자는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가격도 만만치 않다. 국내 소비자를 위한 ‘코리아패키지’를 선택할 경우 파나메라4는 1억4650만원이다. 이밖에 기본형 1억3700만원부터 2억9360만원의 터보S까지 7개 모델이 더 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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