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서울대 교수는 형법학자로서는 별로지만 폴리시크하다. 인터넷방송 ‘나는 꼼수다’의 김어준 씨는 조 교수에 대해 “키도 크고 잘생기고 목소리도 좋고 학벌도 좋고 생각도 올바르고 내용도 있고 품위도 있고, 이만한 자산을 패키지로 가진 진보인사가 없었다”고 표현했다. 물론 외모가 전부는 아니다. 진보 쪽의 여배우 김여진 씨는 미모가 출중한 것도, 연기가 뛰어난 것도 아니지만 폴리시크하다.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사회 참여에도 진정성이 느껴진다.
▷폴리시크한 것으로 요새 가장 뜬 사람은 김어준 씨다. 조 교수에게는 사르트르, 김여진 씨에게는 수전 서랜던의 흉내 같은 게 엿보이지만 김 씨는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있다. 가령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미술관에서 봤다는 피카소의 ‘게르니카’에 대해 장광설을 늘어놓다가 그 그림은 레이나소피아미술관에 있다는 지적이 나와도 창피해하기는커녕 오히려 지적한 사람에게 부수적인 걸 따지는 지식인 근성이라고 면박을 준다. 그는 조 교수의 한계를 모범생적인, 지식인적인 스타일이라고 비판한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불분명하지만 거침이 없어 반응이 뜨겁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