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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Week]세계경제, 신흥국에 한가닥 희망… 관련 경제뉴스-정보에 주목할 때

입력 | 2011-11-14 03:00:00


세계 금융시장이 유럽 악재에 혼쭐이 나고 있다. 유로 지역에서 3위의 경제규모를 자랑하고 유로존 공공부채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이탈리아의 재정위기는 세계를 뒤흔들 만한 충격파다.

채권 채무 관계로 유럽 강대국들이 모두 굴비처럼 엮여 있고 국가 신뢰는 한번 무너지면 수습 비용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기 때문에 심각성은 당초 우려보다 훨씬 크다. 원래 금융위기란 시작은 미미해도 전염성과 증폭성 때문에 일파만파 위력이 커지는 법이다. 사태가 어디로, 어디까지 튈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금융시장은 불안에 떨고 있다. 국가라는 존재는 영원히 부도상태에 머물거나 계속 그런 위험에 빠져 있을 수 없다. 외환수급이 불안하거나 만기를 맞은 국채가 원활히 차환되지 못할 때 외부 수혈이 필요하다. 문제는 유럽이 만성적인 고장이라는 데 있다. 유럽공동체라는 특수성과 위기 당사국들의 뿌리 깊은 경제 모순 때문에 해결 과정이 과거 어느 나라 사례보다 어렵다.

하지만 단기적 관점에서 유럽은 지금부터 내년 초에 걸쳐 이 문제를 반드시 풀어야 한다.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채무국(PIIGS) 국채만기의 40%가 넘는 물량이 내년 2월에서 4월 사이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유럽재정안정기금 확충과 부실 은행 처리라는 숙제를 그 이후로 미룰 수 없다는 얘기다. 특히 이탈리아 위기는 너무 커서 그냥 방치하거나 슬그머니 얼버무리고 갈 문제도 아니다.

그렇다면 유럽 위기는 어디로 갈까. 당장은 유럽 위기가 금융위기일 뿐이지만 시효는 길어야 3개월 정도라 본다. 유럽 위기의 장기 본질은 결국 ‘경기위기’다. 재정위기를 계기로 유로존은 향후 더욱 깊은 무기력증에 빠져들 확률이 높아졌다. 건전재정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고 경기 회복을 위해 쏟아 부을 여력도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세계 금융시장의 운명은 선진국의 만성적인 경기 부진과 이에 맞서는 신흥국의 역할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중국의 10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5.9%로 8개월래 최저치를 보이고 대(對)유럽연합(EU) 수출증가율이 7.5%로 두 달째 한 자릿수로 둔화되면서 유럽 위기의 실물전이에 대해 모두가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의 경기 시련으로 신흥국 경제의 성장탄력이 둔화되는 것은 제한적일 것이라 본다. 우선 선진국이 더 잃어버릴 게 많지 않다는 점에 주목한다. 또 기초과학기술과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갖고 신흥국에 더 많은 물건을 파는 선진국들은 최소한의 잠재성장률을 지킬 것이라 본다.

김한진 피데스 투자자문 부사장

한편 신흥국은 내수중심의 자체 성장동력이 빠르게 강화되고 있고 선진국의 제한된 경기로 인플레이션에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증시가 향후 이탈리아 위기 자체보다도 글로벌 실물지표와 신흥경제권의 뉴스나 정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한진 피데스 투자자문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