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살균제 성분은 PHMG와 PHG로 이 성분을 들이마신 쥐의 폐는 정상 쥐보다 빵빵하게 부풀고 호흡곤란을 겪었다. 폐 손상으로 사망한 사람들과 똑같은 증세였다. 가습기 살균제는 가습기용 제품이므로 사람이 흡입할 경우에 대비한 안전성 검사를 해야 하는데 검사가 없었던 것이 사고의 원인이었다. 살균제 성분이 코로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을 미처 못 했거나 알고도 가볍게 넘긴 생산회사와 관련기관이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재 세계적으로 10만여 개의 인공 화학물질이 사용되고 있고 매년 1000여 개의 신물질이 쏟아져 나온다. 비누, 치약, 세제, 화장품 등 가정용품의 대부분은 인공 화학물질이다. 가정용품은 피부에 직접 접촉되거나 코로 흡입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 영국에서는 중국산 소파를 집에 들여놓은 소비자 2000여 명이 소송을 제기해 2000만 파운드(약 360억 원)의 피해보상금을 받았다. 가죽소파의 곰팡이 예방을 위한 방부제 디메틸푸마레이트(DMF)가 피부병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색소에 납이 포함된 중국산 완구가 미국에서 판매 중지되기도 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