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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걸렸다, 信評社”… S&P‘佛 신용강등’ 실수 메일에 EU, 위법-과실 추가 규제안 마련

입력 | 2011-11-14 03:00:00


유럽연합(EU)은 15일 국제신용평가사의 추가 규제방안을 공개한다. 방안의 뼈대가 심각한 위법행위나 과실에 대해 신용평가사에 민사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것이어서 신용평가사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번 법안의 초안을 만들고 있는 미셸 바르니에 EU 금융서비스 위원장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저지른 실수는 유럽이 신용평가사를 다루는 엄격하고도 강화된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 믿음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S&P는 10일 자사의 ‘글로벌 크레디트 포털’에 가입한 투자자들에게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내린다는 e메일을 보내 국제금융시장을 한때 뒤흔들었다. 프랑스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크게 치솟았고 상승하던 뉴욕증시도 한때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음 날인 11일 S&P는 “컴퓨터 시스템이 전산상 수치 변동을 ‘등급 강등’ 시그널로 잘못 해석하면서 일부 고객에게 잘못된 e메일이 전송됐다.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긴급 진화에 나섰지만 유럽의 분노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그 불똥은 S&P뿐만 아니라 무디스, 피치 등 3대 국제신용평가사로 튀고 있다. 프랑스는 EU에 추가 규제안을 시행할 것을 강력 건의했고 EU는 신용평가사들이 유럽증권시장청(ESMA)의 허가를 얻도록 하고 ESMA가 이들을 감독 및 검사하도록 한 조치에 이어 세 번째 규제방안 마련에 나섰다. 주요 내용은 신평사의 잘못으로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면 모든 개인과 기업이 EU 회원국 어디에서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또 1∼2년마다 신평사를 의무적으로 교체하되 두 곳을 선정할 경우 한 곳은 유럽에 등록된 업체를 선택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유럽 국가들이 구제금융 협상이 진행 중일 때와 같은 특별한 상황에서는 국제신용평가사들이 해당 국가의 국가신용등급 발표를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