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 샤넬등 명품 매장… 3000채 고층 아파트 건설… 동원 대학생 200명 사망설
내년을 이른바 ‘강성대국’의 원년으로 선포한 북한이 평양에 모든 힘과 자원을 ‘다걸기(올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체제를 수호하는 핵심 계층이 거주하는 평양을 우대함으로써 체제 결속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3일 대북 소식통 등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최근 평양시민들에게 고급 상품과 생필품을 공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 2월 문을 연 평양 보통강백화점은 부유층을 대상으로 중국에서 수입한 의료 가구 식품은 물론이고 샤넬, 아르마니 등 고가의 명품까지 판매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8월 중순 러시아가 지원한 식량 5만 t 가운데 4만 t을 평양시민에게 특별배급하고 평양시의 식수 난방 전기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하라고 내각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평양 만수대지구에 3000채 규모의 고층아파트 단지와 극장, 공원을 조성하는가 하면 노후 가로등과 네온사인을 교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김일성 100회 생일(4월 15일)에 맞춰 강성대국 진입을 대내외에 홍보하겠다는 선전용 성격이 강하다. 김 위원장과 후계자 김정은이 직접 건설을 독려하는 가운데 공사에 동원된 대학생 200여 명이 각종 사고로 숨졌다는 소문도 퍼지고 있다.
반면 지방 주민들은 하루 1∼4시간만 전력을 공급받고 집이 부족해 집 한 채에 2, 3가구가 같이 사는 ‘동거 가구’가 일반화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 백화점과 국영상점의 상품 진열대는 거의 비어 있고 그나마 진열돼 있는 상품은 대부분 저급품이라고 한다. 북한 당국의 평양 우대 조치가 지방 주민을 잠재적 저항세력으로 만들어 체제를 위협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북한 주민들의 휴대전화 등 정보통신 기술 이용이 당국의 통제 수준을 넘어설 만큼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1990년대에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에서 근무했던 알렉산드르 만수로프 박사는 미국 노틸러스 연구소가 이달 초 발간한 보고서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은 현재 디지털 사회로 전환되는 문턱에 와 있다”며 “휴대전화 사용의 폭발적인 증가 등으로 당국의 통제가 더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