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들 변화 주도… 스웨덴 그룹 ‘래미안 사운드’ 주차장-놀이터 울려 퍼져
베니스비엔날레 한국대표, 단지 조형물 디자인하기도
아파트 분양에 감성 마케팅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면서 건설사들이 예술가와 협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고양원당 e편한세상’ 아파트 단지 내 조형물,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 아이파크시티’ 아파트 입면, 서울 서초구 ‘반포리체’ 아파트 단지 내 조형물은 모두 예술가와 협업해 만들어진 대표적인 사례다(왼쪽부터). 대림산업·현대산업개발 제공
황 선생이 래미안 브랜드의 콘셉트에 맞춰 곡을 만들었고, 원곡의 틀 안에서 사운드 전문가들과 래미안 디자인팀이 아파트 상품의 특성에 맞춰 재해석했다. ‘리얼그룹’은 스웨덴 현지에서 목소리를 녹음해 보내왔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래미안 사운드’ 개발에 착수해 올해 초 완료했으며, ‘래미안 트윈파크’를 비롯한 하반기 입주 아파트부터 적용하고 있다. 조주희 삼성물산 건설부문 디자인팀장은 “시각디자인뿐 아니라 청각디자인까지 브랜드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기 위해 시도했다”면서 “예쁜 디자인뿐 아니라 스토리가 담긴 감성적인 디자인을 원하는 소비자의 취향에 맞추려다 보니 예술가들과 ‘콜라보레이션(협업)’을 고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은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였던 양혜규 씨와 2006년 올해의 예술상 수상자인 최정화 씨 등 유명 작가 20명의 작가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전문 작가단은 ‘e편한 세상’ 아파트단지 설계 단계에서부터 단지 콘셉트와 지역 특색을 고려한 조형물을 디자인하고, 적절한 장소에 배치하는 역할까지 맡는다. 이순지 대림산업 리빙디자인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아파트단지를 특화하는 방안으로 작가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면서 “구색맞추기식 조형물이 아니라 아파트단지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인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프랑스의 색채디자이너인 장필리프 랑클로와 손잡고 ‘힐스테이트 통합 색채디자인’을 개발해 이를 아파트 외벽에 적용했다.
지난달에는 한국색채학회가 주최하는 ‘2011년 한국색채대상’에서 대상인 지식경제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입주한 수원 아이파크시티 아파트에 네덜란드 건축가인 벤 판 베르켈의 입면디자인을 적용했다.
마케팅 전문가인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는 “예술가와의 협업은 아파트 브랜드 차별화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앞으로 예술가와의 협업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