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성 탁월… 시차 둔 가속 다소 답답
전 세계에서 최초로 한국 시장에 선을 보인 중형 세단 ‘말리부’. 한국GM은 “역동적인 외관 디자인과 뛰어난 정숙성을 확보했다”며 “국내 중형차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GM 제공
외관은 세단 특유의 진중함 속에 역동적인 느낌을 더했다. 십자 마크로 대표되는 쉐보레 특유의 전면부 디자인은 여전하고, 헤드램프는 감각적이지만 결코 튀지는 않는다. 두 개의 사각형이 붙어 있는 뒤 램프는 다른 세단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개성을 보여준다.
말리부의 가장 큰 장점은 정숙성이다. 2.0 LTZ 모델을 탔는데, 시동을 건 직후에나 가속 페달을 밟을 때나 실내는 조용하다. 세단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점을 정확하게 잡아냈다는 느낌이 들었다. 엔진의 떨림과 소음뿐 아니라 고속 주행 시 발생하는 풍절음도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잡아냈다.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은 기대 이상이다. 속도와 상관없이 스티어링 휠은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돌리면 곧바로 방향을 전환한다. 서스펜션과 브레이크는 탄탄하게 세팅되어 있어 운전할 때 편하다.
내부는 언뜻 보면 좁아 보이지만,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성인 남성이 앉아도 넉넉하다. 시트에 앉았을 때 편안하게 감싸는 듯한 느낌이 만족스러웠다. 변속기와 센터페시아는 금속 소재로 마감했다. 이 밖에 차선이탈 경고시스템, 6 대 4 분할 폴딩 시트 등의 편의 품목이 적용됐다. 디자인, 주행성능 등 많은 면에서 개성을 가미하되 중형 특유의 안정감을 벗어나지 않도록 한 점이 인상적인 이 차의 가격은 2185만∼2821만 원(2.0 가솔린), 3172만 원(2.4 가솔린).
부산=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