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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과거시험에도 ‘독도’ 출제… “짐이 日과의 영토분쟁을 어찌하면 좋겠소?”

입력 | 2011-11-15 03:00:00


조선시대 과거시험에 일본의 울릉도와 독도 침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왕이 직 접 문제를 냈다는 내용이 담긴 경북 의성지역 선비 신덕함의 문집. 대구시변호사회 제공

조선시대 과거(科擧)시험에 울릉도와 독도를 둘러싼 일본과의 영토분쟁에 대한 문제가 출제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변호사회 독도특별위원회는 14일 조선 숙종이 1693년에 발생한 울릉도쟁계(鬱陵島爭界·안용복 등이 울릉도에서 어로작업을 하다 일본에 납치된 뒤 발생한 조선과 일본의 영토분쟁)의 대책을 묻는 문제가 과거시험에 나왔음을 확인해주는 문서를 공개했다. 이 문서는 경북 의성지역 선비였던 신덕함(申德函·1656∼1730)의 문집에 실려 있던 것으로 A4용지 크기의 시험문제 1장 반, 답안지 12장 반 등 모두 14장이다.

대구변호사회는 이 문서를 한아(韓亞)문화연구소에 의뢰해 조선 숙종 때인 1696년 치러진 문과전시(文科殿試)에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답을 들었다. 문서에는 ‘왕이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王若曰)’로 시작해 ‘신은 대답합니다(臣對)’로 끝맺는 내용이 있다는 것이 근거다. 또 ‘울릉도쟁계’ 처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임금이 정치에 대한 계책을 물어 답하도록 책문(策問)한 다음 과거 응시자의 대책(對策)을 묻는 형식은 전형적인 과거시험 문제라고 연구소 측은 밝혔다.

한아문화연구소 유미림 소장은 “독도라는 말이 문서에 등장하지는 않지만 울릉도란 말에 포함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며 “‘울릉도쟁계’ 관련 기록이 조선왕조실록 등 여러 사서에 남아 있는 상태에서 과거시험에까지 독도 문제가 등장했다는 것은 당시에도 울릉도와 독도가 한일 관계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외교현안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발견된 임금의 책문 뒤에 ‘베낄 등(謄)’자가 적혀 있지만 본인이 문제를 베껴 왔을 가능성이 큰 만큼 실제 과거시험에 출제됐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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