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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발효 3개월내 ISD 재협상”

입력 | 2011-11-15 17:04:00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국회가 한미FTA를 비준 동의하면서 정부에 양국 정부가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를 재협상하도록 권유하면 발효 후 3개월 내에 미국에 재협상을 요구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를 방문, 박희태 국회의장 및 여야 지도부와 면담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과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책임지고 미국과 재협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고 양당 대변인은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취임후 5번째의 국회 방문을 통해 이 같은 제안을 함에 따라 여야가 극한 대립을 해소, 한미 FTA 비준안 처리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면담에서 "한미FTA에서 최소한 ISD 조항은 폐기돼야 한다"면서 "이 대통령의 새로운 제안이 있었으니 이를 당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6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 대통령의 제안을 소속 의원들에게 보고할 예정이나, 민주당의 경우 수용 여부가 불투명하다.

손 대표는 면담 후 당내 대책회의에서 "미흡하다"는 의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고 김진표 원내대표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미흡하고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대승적으로 해결책을 던졌다"고, 황우여 원내대표도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약속을 소신껏 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민주당이 이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한미FTA의 비준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이나, 거부키로 결론지을 경우 한나라당의 `단독처리'와 야당의 `결사저지' 입장이 충돌하며 정국이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비준안의 핵심 쟁점인 ISD(Investor-State Dispute)는 기업이 상대국의 정책으로 인해 이익을 침해당했을 때 해당 국가를 세계은행 산하의 국제상사분쟁재판소(ICSID)에 제소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민주당은 ICSID 중재부(3명)의 인적구성상 미국 투자자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을 때 우리나라의 공공정책이 무력화될 수 있다며 반대해 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면담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대한민국이 험난한 길을 헤쳐가려면 국민과 정치·정부가 힘을 모아야 한다"며 "그래서 오늘은 정말 초당적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애국심을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비공개 면담에서 `새로운 제안'을 하면서 "미국이 응하지 않으면 책임지고 설득하겠다"고 밝혔다고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야당에서는 왜 오바마 미국 대통령만 믿나, 한국 대통령을 믿어야 하는 것 아니냐. 내게 하라고 하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면서 "나라를 위해 생각해달라. 민족과 역사에 어떻게 남을지 부끄럽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