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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릭스 “이대호 영입 20일부터 속공”

입력 | 2011-11-16 07:00:00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스포츠동아DB


마치 결별 기다리는 내용…롯데 “불쾌”
일부선 “오릭스-이대호 교감 나눠” 분석


리그가 다르더라도 당연히 다른 팀 소속 선수를 탐낼 수도 있고 욕심이 난다면 영입 작전을 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지금은 원소속구단인 롯데가 프리에이전트(FA) 이대호에 대해 배타적인 우선협상권을 갖고 있는 시기다. 이런 상황에서 ‘(우선협상기간이 끝나는) 20일부터 속공으로 밀어 붙이겠다’는 말을 대놓고 하고 있다. ‘이대호가 빨리 롯데와 헤어지길 기도하고 있다. 그럼 우리가 달려들겠다’는 말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대호 영입을 목표로 하는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의 무분별한 행동에 롯데 자이언츠가 단단히 화가 났다.

● 이대호에 몸 단 오릭스

‘스포츠닛폰’은 15일, “이대호에게 하루 빨리 말을 걸고 싶다. 우리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선수”라는 무라야마 요시오 오릭스 구단 본부장의 말을 소개하며 ‘오릭스가 롯데에서 FA로 풀린 이대호를 영입하기 위해 다른 구단과의 교섭이 가능해지는 20일부터 적극적인 공세를 취할 것’이라는 내용을 보도했다.

올시즌 초반부터 이대호에게 꾸준히 관심을 나타내온 오릭스가 이대호에게 2년간 5억엔(75억원) 안팎을 베팅할 것이라는 내용도 현지 언론을 통해 일찌감치 공개됐다. 오릭스가 이대호에게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은 우타 거포의 부재를 해결하면서 마케팅 측면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 때문. ‘오릭스가 이대호 영입에 목을 매고 있다’는 게 일본 소식통들의 공통적 견해다.

● 9일 신분 조회의 의미?

우선협상기간 개시 하루 전인 지난 9일, 오릭스는 일본야구기구(NPB)를 통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이대호의 신분조회를 요청했고, ‘20일부터 협상이 가능하다’는 답신을 받았다. 통상 신분조회는 계약 성사 직전에 형식상 거치는 마지막 절차. 하지만 오릭스는 우선협상기간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선전포고’를 했다.

이에 대해 한일 야구 상황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오릭스가 신분조회 신청을 했다는 것은 오릭스가 일본내 타 구단들에게 ‘이대호는 우리가 선점했으니 괜히 끼어들지 말라’는 메시지가 된다”면서 “오릭스가 이대호와 물밑 접촉을 했는지 안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정황상 충분히 교감을 나눴다고 추측할 수 있다. 오릭스가 그렇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 롯데, “용납할 수 없는 결례”

롯데 배재후 단장은 “9일 신분조회요청까지만 하더라도, 최대한 선의로 해석해 ‘아무 때나 보낼 수 있는 것’이라고 받아들이려 했다”면서 “하지만 오늘 오릭스측 발언이나 보도 내용은 굉장히 불쾌하다. 현재 이대호와 한창 계약 협상을 하고 있고, 우리는 이대호의 잔류를 확신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마치 결별을 기다리는 듯한 내용은 아무리 리그가 다르더라도 동종 업계의 같은 야구단에 대해 예의가 아니다.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결례다”고 밝혔다.

그는 격앙된 목소리로 “오릭스가 우선협상권을 갖고 있는 선수에 대해 (뉴욕)양키스가 그렇게 말한다면, 오릭스는 기분이 좋겠는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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