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취임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단호한 대북 자세로 국민의 기대치를 끌어올렸다. 그는 “북한이 도발할 경우 도발 원점뿐 아니라 지원하는 세력까지 대응 타격에 포함될 수 있다” “응징 차원에서 휴전선을 넘어 대응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발언을 쏟아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확성기나 전광판을 이용한 대북 심리전을 재개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기본 원칙은 재개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지만 전방 지역에 새로 설치된 확성기는 여전히 깊은 침묵에 빠져 있다. 군은 전단 살포를 2월 이후 중단하고 바람 탓을 한다.
▷국방부 고위 인사들은 “북한군이 ‘다시 남한을 공격하면 김관진 때문에 큰일 난다’는 얘기를 한다”며 김 장관 취임 이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방부에서 김 장관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 북한의 도발을 억지한다는 의미로 ‘김관진 효과’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는 뉴스도 정부에서 흘러나왔다. 북이 지금은 용두사미가 된 대북 심리전을 지켜보며 “김관진도 별수 없다”는 이야기를 할지 모르겠다. 확성기와 전단 살포 장소를 조준 격파하겠다는 위협에 우리가 겁을 먹고 몸을 사리는 게 아닌가.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